-박두진  -

울음으로도 우리의 울음 다 울을 수 없어라.
아픔으로도 우리의 아픔 다 아플 수 없어라.
영겁을 활활 타는
햇덩어리 분노,
분노로도 우리의 분노 다 끓을 수 없어라.
뒤집혔다 치솟았다 함성하는 바다,
혁명으로도 내일의 혁명 가라앉힐 수 없어라.
무한 사막 펄펄 지는 핏빛 꽃사태,
장미꽃사태,
피흘림으로도 우리의 피흘림
다 피흘릴 수 없어라.

●감상

정 수 일(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이사/시인)

시인 박두진 그는 언제나 힘이 넘치는 시를 썼습니다. “해야 솟아라./둥근 해야 솟아라. / 땅을 차고 솟아라.~”라고 읊은 그의 젊은 날 힘이 이 시에도 담겨 있습니다.
산사태가 나듯 꽃사태가 진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꽃사태! 그 꽃사태 같은 꽃의 울음으로도 우리의 울음 다 울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크나 큰 아픔으로도 우리 인간의 아픔을 뛰어 넘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분노도, 혁명도, 피 흘림도 우리의 그것만큼 에는 다다를 수 없는 것입니다.
노시인 박두진은 이 시대 우리들의 아픔을 절절히 햇덩이를 토하듯 가슴으로 토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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