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영 -

쪽쪽
햇살을 빨아 먹고
쪽쪽
노을을 빨아 먹고

통통
말랑말랑
익은 홍시

톡 건드리면
쫘르르 햇살이 쏟아질 것 같아
톡 건드리면
쭈르르 노을이 흘러내릴 것 같아

색동옷 입은 아기바람도
입만 맞추고 가고
장난꾸러기 참새들도
침만 삼키고 간다.

감상
정 수 일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이사/시인)

김종영 시인의 동시입니다.

감나무 위에 조롱조롱 매달려 늦가을 햇살과 서리에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말랑말랑 익어가는 홍시를 이처럼 간결하고 아름답게 어린아이 같은 맑은 감성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쪽쪽/햇살을 빨아 먹고, 쪽쪽/노을을 빨아 먹고, 통통하게 서리를 맞으면서 탐스럽게 익어가는,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햇살이 쏟아지고, 가득 담긴 노을이 흘러내릴 것 같은 홍시, 아! 얼마나 맑고 맑은 시입니까. 모든 이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꿈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자녀들과 함께 이 동시를 감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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