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희-

원효는
일생 사랑에 빠지지 않았던 인물이라고
강원도 깊은 숲
신라 때도 넘어 그그전부터 달리고 있는 물가에서
책 읽던 눈을 드는데
맞은편 숲에서
조
로
로
록
쏟아지던 비오리 넷
물위로 지나간다

갸웃갸웃갸웃갸웃

● 감 상
정 수 일 (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 이사/시인)

맑은 강가에 앉아 시인은 책을 읽는다. 읽다 눈을 든다. 순간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움에 빠져든다. 영월 동강, 그 비경을, 수천 년을 그렇게 흘러온 손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이 강가 숲에서 강물로 떨어져내려 앞서거니 뒷서거니 갸웃거리며 맑은 물살을 가르는 비오리 네마리의 귀엽고 평화로운 정경을 시인은 어쩌면 이리도 간명하고,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아름다움으로 선명하게 그려 놓았을까.
수천 년의 신비한 아름다움이 깨어지지 않고 영원히 간직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상희 시인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넘쳐흐른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맑고 따뜻한 마음으로 돌아가 이 시 ‘비경’을 다시 한번 음미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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