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흰 눈은 한 잎
또 한 잎
영(嶺) 기슭을 덮을 때
짚신에 감발하고 길짐 메고
우뚝 일어서면서 돌아서도
다시금 또 보이는
다시금 또 보이는

● 감 상
김 성 수(한국문인협회  원주지부장)
시의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한가지는 생각하는 시요 또 다른 하나는 노래하는 시라고 발레리(Paul Valery)는 말한다. 두 가지 중에서 어느 쪽을 윗 자리에 놓아야 할까?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는 있지만 요즘의 추세는 노래하는 시보다 생각하는 시를 더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 많다.
우리 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생각이라고 하는 것은 사유하고 사고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소월 시의 대부분이 노래하는 시인데 비하여 위의 시는 생각하는 시라고 할 수 있다. 한번 가만히 위의 시를 음미해 보자. <진달래꽃>, <산유화>, <예전엔 미쳐 몰랐어요>, <가는 길>등에서 느끼던 감흥과는 전연 다른 정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리라. 그리고 위의 시는 또 미완성에서 가져오는 끝없는 여운 같은 것을 남겨주기도 한다. 그 만큼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몫이 크다고 말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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