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원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연초를 맞이하여 원주시청 과장급을 시작으로 담당급과 하위직 공무원들의 대대적인 인사이동이 시작되었다. 매년 연말이나 연초에 하는 의례적인 인사이동이라고 보기에는 진행되고 있는 강도나 그 규모가 워낙 대규모이고 이해할 수 없는 형태라 작년  공무원노조의 파업이 신경이 쓰인다.

문제는 파업에 참여한 거의 모든 공무원들의 자리가 이동되는 경향이라는 것이고, 어떠한 이유를 갖다 붙인다고 하더라도 파업에 참여한 공무원들에 대한 2차 징계가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공무원의 인사권은 자치단체장의 고유 권한이기에 문제가 있다 없다를 얘기하기에는 ‘월권’의 측면이 있어 언급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음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아무리 공무원의 인사이동이 단체장 고유의 권한일지라도 원주시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든다는 목적보다 우선시 될 수 없으며 시민들의 행정불편을 초래한다면 ‘진정한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원주시청의 거의 모든 담당자들이 바뀌면서 진행해왔던 사업들이 심대한 혼란을 겪을 것은  자명하다. 또한 해당자들이 진심으로 인정하지 못하여 원주시청 내부의 불협화음도 무시할 수 없기에 업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모든 것에 대한 영향의 대부분은 시민들의 손실과 불편으로 돌아갈 것이며 지역사회의 갈등구조로 돌아갈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인사이동에 대해서 단체장의 지극히 당연한 권리와 권한을 행사했다고 사심없이 받아들이기에는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원주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환경적으로 몇가지 중요한 사업은 몇 십년동안 지역사회 환경문제의 향방을 가름하는 사안이다.
원주천을 살리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자연형하천 조성사업, 음식물쓰레기의 매립장 반입금지로 인한 음식물쓰레기자원화사업, 수백톤의 쓰레기를 연료로 만드는 RDF사업, 도시의 난개발을 반대하고 지속가능한 원주사회를 건설하고자하는 지방의제21 추진사업 등 도시개발을 부추키는 개발바람에 맞서 지역의 환경문제를 제대로 풀어가고자 욕심내는 환경부서 공무원들의 자리이동은 허탈하다고 밖에는 표현할 어구가 없다.

물론 더 역량이 뛰어나고 환경문제에 대한 마이드와 관심이 높은 공무원으로 새로운 자리를 채웠다고 해도 할말은 없지만 10년 동안 환경운동을 하면서 원주시청 개발부서 및 환경부서와 오랜 드잡이를 해왔던 필자의 경험적 잣대로 보면 부정적인 평가외에는 생각나는 단어가 없다.

공무원의 행정전문성은 공무원 연차가 쌓인다고 해결할 수 있는 지점이 아니다. 관련 직종에서의 오랜 경험, 직종의 사안에 대하여 애정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진정한 마음, 그리고 자신의 직종을 천직으로 여길 수 있는 근무조건의 조성이 행정전문성을 양성한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이번의 인사이동은 행정전문성 제고와 시민을 위한 행정이었다고 보기에는 도저히 양심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시민을 위한 행정, 공무원이라고 하면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표현이지만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그런 원주시장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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