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현  신부(성공회 원주나눔의집 대표)

2004년은 유난히 여러 사건이 많았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어려웠던 경제 상황과 빈곤으로 인한 잇따른 자살 등은 우리 마음 한 켠을 자극하고도 남았다.
2005년이 밝았지만 이러한 우울한 예측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제 경제성장으로 인해 절대 빈곤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고 보는 듯하다.

이를 토대로 상대적 빈곤이라는 용어가 생겨났고, 근로 능력이 낮거나 여성,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직업을 갖질 못하는 계층을 지칭하는 말로 신빈곤층이라는 용어도 생겨났다. 한 가지 답답한 것은 아직도 제대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절대 빈곤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빈곤의 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100만원이 조금 넘는 4인 가족 기준 최저생계비는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많은 도시 빈민 가구에게 절망을 안겨주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최저생계비는 근로자 평균 가구소득의 33%정도 밖에는 안 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생활수준은 이전에 비해 엄청나게 향상되어 있어서 최하위 빈곤층도 낡아빠졌지만 가전제품이나 휴대 전화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저생계비 계측 방식은 예전의 것을 그대로 물가상승률만 고려해서 산정하기 때문에 허수가 너무 많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는 이러한 빈곤 혹은 신빈곤은 남의 일이 아니다. 그저 불쌍해서 도와주는 차원을 넘어서서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중앙 정부나 지방정부는 빵을 키워야 나눠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역에 제대로 된 실업 문제를 연구하거나 지원하는 기관도 극소수일 뿐 더러 이 일에 적극 나서려는 움직임도 없다.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점점 더 소외되고 사회로부터 일탈되는 계층을 양산 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함께 해결하려는 상생의 자세 견지를 …

빈곤과 실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역에서 지자체, 관련 단체 등이 힘을 합해서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지역에 빈곤층이 늘고 있거나 아니면 빈곤층에 대한 마땅한 지원책이 강구되지 못한다는 것은 지역 발전에도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일례로 청년 실업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역의 젊은이들은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날 것이다. 지역의 인재 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그 손실은 대단한 것이다.

단순히 빈곤층에 대한 지원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기초한 도식화된 지원에서 벗어나 민관 차원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이를 통해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과 신빈곤층 지원이 함께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실업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기존의 민간단체도 이를 위해 논의의 틀을 열고 함께 협력 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다. 2005년은 무엇보다 빈곤과 실업에 대하여 깊은 관심과 해결을 위한 협력의 틀이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거기에 우리 원주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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