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회사원·단구동)

정부와 공무원노동조합의 힘 겨루기가 한창이다. 불신의 벽이 높아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위태로워 보이더니 파업과 전원해직이란 우울한 소식이 들려 온다. 자신들의 권리 주장을 위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는 공무원들이나 무조건 강경으로 일관하는 행자부의 대응 모두 아쉽기만 하다.    
공무원노조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전교조나 전공노의 탄생이 일정 부분 교단과 공직 사회 개혁에 일조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노동조합은 공무원이라고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경제도 어려운 시기에 공무원들의 파업은 사회 분위기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점심시간에 근무를 거부 하거나 근무지를 이탈해 파업에 참여 하는 것은 시민에게도 피해일뿐 아니라 경제적 손실이 크다. 특히 안타까운 점은 나를 비롯한 시민들이 ‘공무원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조차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파업의 정당성과 당위성을 홍보하는 일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처벌은 최대한 관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임은 공무원노조에게만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화로 풀지 못하고 일이 이지경이 된 데에는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들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또한 실업인구도 많은데 그 많은 공무원들이 길거리로 나오게 되면 또 하나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우려마저 생긴다.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두고 행위 경중에 따라 처벌을 고려 하거나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아량을 베풀었으면 한다. 처벌은 반발을 낳지만 신뢰와 아량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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