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긍정적 자세 중요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왜곡된 성 가치관 형성

성폭행 당하면 72시간내에 전문상담소 찾아야

“엄마, 왜 나는 앉아서 오줌을 눠?”부터 “아빠, 엄마 뱃속에서 나는 어떻게 나왔어?”까지. 요즘 젊은 엄마들 가운데는 매스컴이나 성교육용 도서등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자녀의 질문에 적절히 대처하기도 하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성’은 입에 담기 쑥스러운 그 무엇이다. 그래서 성과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일단 부모들은 얼버무리기 일쑤다. 쑥스럽지만 필요한 내 자녀 성교육, 먼저 부모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원주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 이남숙 소장(36)은 “성이 특수한 어떤 것이 아닌 일상의 하나로 이야기되면 별 다른 교육이 필요 없을 것”이라며 “부모들이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모두 깨고 긍정적이고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신체에 관심을 갖는 시기는 저마다 다르다. 만 2~3세 유아들은 성기에 관심을 가지며 남녀 신체의 차이를 인식한다. 만 4~5세는 출생과정을 궁금해하며 신체를 탐색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취학 어린이들, 특히 고학년 어린이들은 신체의 변화에 큰 관심을 갖는다.



아이들은 이러한 자신의 관심에 대한 부모의 태도에서 성개념을 정립한다. 이소장은 유아들의 이러한 호기심에 대해 솔직하고 정확하게 대처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성기에 대한 정확한 이름을 알려주는 데서 시작하여 성교나 출생의 과정등을 사실 그대로 알려주는 게 좋다”며 “어른들은 용어 자체에 벌써 주관이 들어가지만 유아에게는 그저 객관적인 명칭일 뿐”이라고 덧붙인다. 성교육을 위한 동화책을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바람직하다. 취학 어린이의 경우 자신의 질문에 대해 부모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면 부모 대신 친구, 인터넷, 영화, 잡지등으로 성지식을 얻는 ‘창구’를 돌려 정확하지 못한 지식을 얻게 된다. 이를 통해 비정상적이고 바람직하지 못한 왜곡된 성가치관을 형성하게 된다.

따라서 자녀가 성에 대한 질문을 해올 경우 다른 것에 대한 질문과 같이 취급하며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성 교육의 목적을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이소장은 “성교육은 단순히 남녀의 신체 차이나 기능을 아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의 몸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과 예의를 가르치는 것”이라며 “성교육은 자녀의 연령이나 성장 상황에 따라 평생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컨대 유아라 할지라도 목욕 후 나체로 돌아다닌다거나 이웃의 남아가 팬티를 입지 않고 돌아다닐 때 “몸은 소중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보여줘선 안되고 보호해 줘야 한다”고 일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 성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 ‘어린이 성폭행’. 특히 요즘 같이 야외 활동이 부쩍 늘어나는 계절이 되면 딸을 둔 부모들은 좌불안석이다.



일단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면 부모는 아이를 씻기거나 옷을 갈아 입히지 말고 72시간 내에 병원이나 전문상담소를 찾아야 한다. 만일 옷을 갈아 입혔을 경우에는 입었던 옷을 반드시 종이 봉투에 싸서 가져 가야 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의 최우선 순위는 아이의 보호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평상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싫어”라고 말할 수 있는 훈련을 시키는 게 중요하다.




성교육 도와주는 책

예나의 비밀

초등학생 나이에서 어린이들이 만나는 성 문제를 솔직하면서 알기 쉽게 풀어 내고 있다. 한 이성 친구를 좋아하게 되는 심정, 왜 어른이 되어 결혼하기 전까지 유혹을 물리치면서 사는 게 좋은지, 모르는 아저씨가 무릎에 앉으라고 하거나 자기 차에 태워주겠다고하는 경우등이 주인공 예나와 친구들을 통해 제시된다.

한예찬 저, 대원사 간



어린이 성교육교실

6~9살용과 10~12살용 각 3권씩 모두 6권으로 구성돼 있다. 성에 대한 이해, 인간 생명의 존엄성, 남녀 신체의 변화와 차이, 사춘기에 나타나기 쉬운 심리등을 문답형식으로 풀이해준다.

중앙일보사 간



내 동생이 태어났어

생명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보여지며, 생물학적 사실만을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기 존재의 소중함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준다.

비룡소 간.



아가야, 안녕?

출산 과정을 따뜻하게 그린 동화책이다. 아이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출산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기에 적합하다.

사계절 간.



엄마가 알을 낳았대

어린이의 눈높이로 임신. 출산 과정을 그린 책이다. 출산에 대해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부모는 화분에 심어서 물을 주니 자라났다등 여러 가지 말로 둘러대나 오히려 아이들이 부모에게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을 가르쳐
<김보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