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분만 운동해도 땀 흠뻑



6.4(m)×9.75(m)×4.57(m)의 하얀 ‘감옥’. 그러나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지름 4cm짜리 검정색 고무공과 70cm가 채 안 되는 짧은 라켓. 적막 속의 팽팽한 긴장감. 공이 튀어 오름과 동시에 고막이 터질 것 같은 파열음과 함께 고지인 전면 벽을 향한 격렬한 전쟁이 시작된다.
시속 40km이상의 속도로 용수철처럼 튕겨져 나오는 듯한 고무공은 전쟁터에서 퍼붓는 폭탄 같다.
200년 전 영국의 한 감옥에서 테니스라켓으로 교도소 벽을 치며 무료함을 달래던 죄수들의 놀이였던 ‘스쿼시’가 현대인의 건강 유지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깊게 뿌리내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동호인과 동호회가 있는데 원주에는 단구동, 일산동의 드림스쿼시, 단계동의 원주스쿼시등 3개 클럽에 500여 명의 동호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쿼시’란 ‘으스러진다’는 뜻으로, 공이 벽에 세게 부딪쳤을 때에 으스러지는 듯한 소리가 나는 데서 비롯되어, 그대로 경기의 명칭이 되었다.


사면이 벽으로 둘러싸인 코트에서 발리나 바닥에 원 바운드 된 볼을 앞벽에 맞추는 경기로 앞면과 좌우면, 후면, 바닥등 천장을 제외한 5면을 이용한다.
서브권자가 볼을 노바운드로 앞벽에 맞혀 상대방 리시브 코트라인 안쪽에 넣어주는 것으로 시작, 노바운드나 원바운드로 되받아쳐 계속해서 앞벽을 맞추면 된다.
경기는 단식과 복식이 있는데 3세트 2선승제나 5세트 3선승제로 이루어지며 각 세트에서 9점 혹은 15점을 먼저 획득한 쪽이 승리하게 된다.


서브권자가 랠리를 이겼을 때 득점하는 방식과 서브에서 이기거나 지거나 점수가 올라가는 포인트 어 랠리 스코어링이 있다.
스쿼시는 빠르고 힘이 넘치는 스포츠로 사면의 벽을 향해 공을 받아 치다 보면 몇 분 지나지 않아 옷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시간당 운동량이 많은 편. 분당 칼로리 소모량이 15칼로리 이상으로 12칼로리인 수영, 13칼로리인 달리기보다 높아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의 체력관리는 물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밀폐 공간에서 울리는 펑펑 소리는 경기 내내 박진감을 더하고 스트레스까지 한방에 날려 버린다.


드림스쿼시 이래종 실장은 “스쿼시는 쉽게 되는 운동은 아니나 라켓 잡는 법부터 단계적으로 배워나가 3개월 정도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며 “초보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깨와 손목의 힘을 빼는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쿼시를 힘으로 공을 때리는 스포츠로 생각하는데 스쿼시는 힘이 아닌 손목 스냅을 이용한 운동으로 배드민턴과 탁구의 중간형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운동량이 많은 것은 뛰는 양이 많기 때문.


스쿼시를 하기 위해서는 우선 스쿼시클럽에 회원 등록을 해야 한다. 단구동 드림스쿼시클럽은 렛슨을 받을 경우 1달에 10만원, 숙달되어 렛슨 없이 경기장만 이용할 경우 6만원의 회비를 받고 있다.
시간당 8천원에 사용할 수도 있다. 필요한 장비는 라켓, 공, 신발등으로 신발을 제외한 장비를 대여할 수도 있으나 이실장은 “라켓은 처음부터 구입해 내 것으로 길들이는 게 좋다”고 말한다.
라켓은 가벼울수록 고가 제품으로 조금 무리를 하더라고 30만원대의 티타늄 소재를 구입하는 게 장기적으로 볼 때 좋다.



<김보경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