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전후 15일까지 알릴 의무

소액 미납 선의의 피해자 막아야

우산동 김재환씨(가명·30)는 지난달 25일 어처구니 없는 전화 한통을 받았다.
신용불량거래자로 등록돼 모든 금융 거래가 안된다는 것이다. 알아보니 지난 4월 국민카드에 13만원을 입금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학자금 280만원을 대출받고 매월 13만원씩 갚았는데 지난 4월에는 통장에서 돈이 인출되지 않은 것이다.


90일이 되도록 미납분을 내지 않자 신용불량거래자가 됐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은행측에서는 연체된 사실에 대해 연락 한번 오지 않았다.
신용불량거래자로 등록됐다는 사실도 다른 금융권에서 연락해 줘서 알았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제날짜에 입금이 되지 않으면 독촉 전화나 안내문을 발송하지만 국민은행 원주지점은 이 과정을 무시한 것이다.


김씨가 은행측에 항의하자 관계자는 “고객 당신만 아니다. 고객이 얼마나 많은데 한명한명에게 신경을 쓰냐?”며 반문했다. 그는 또 이어 “연체된 것이 잘못이지 우리가 통보 할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신용정보관리 규약에 따라 신용불량 등록일 전후 15일까지 고객에게 불량정보 등록 사실을 알리도록 돼 있기 때문에 사전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모 금융기관 대출 담당자는 “연체되면 직원이 전화를 해서 알려 주고 안내문을 발송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단돈 13만원에 신용불량거래자로 등록되다니 어이가 없다”며 “많은 금액도 아니고 90일동안 단 한번만 연락 해줬다면 이런 불상사는 없었을 것”이라며 국민카드측의 무성의와 불친절에 분개했다.


또 “5월부터 지금까지는 꼬박 꼬박 잘 냈다”면서 “상습 체납자도 아닌데 이러한 일이 있을 때 고객에게 알려주는 것은 기본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불량신용거래자로 등록되면서 김씨는 모든 신용거래가 중지되는 불편을 겪었다.


국민은행 원주지점 관계자는 “김씨 같은 경우는 곧바로 기록이 삭제돼 금융거래에 대한 불이익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시장의 양정 팽창은 이뤄지고 있는 반면 고객 서비스는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와같은 고객 불편을 방지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신용불량정보 등록 예정일 45일 전부터 등록예정일 15일전까지 30일간 고객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