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청 전경

원주시가 의료기기산업 활성화를 위해 유무형의 산업 인프라를 대거 구축한다. 정부 공모사업에 신청해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설비도 설치하는 것. 최근 대통령이 원주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한 만큼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주시재정계획심의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원주시 추진 사업 18건에 대한 심의를 끝마쳤다. 원주시 투자사업, 민간투자사업 등에 대한 심의를 진행한 것으로 주요 안건은 지방재정투자심사 2건, 신규행사 축제 사전심사 6건, 지방행정영향평가 5건 등이었다. 이 가운데 ‘원주 의료 융합·복합 지식산업센터 건립’ 사업에 대해선 적정 평가를 내렸다. 문막읍 동화산업단지에 임대형 지식산업센터를 짓는 사업으로 원주시는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을 통해 이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재정계획심의는 정부 공모사업을 따내기 위한 일종의 사전 절차로 보면된다”며 “지난 3월 말 중소벤처기업부에 신청한 상태로 6월 경이면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총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 합쳐 360억 원이다. 기업들에게 임대형 공장을 제공함으로써 창업은 물론 기업 유치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역형 트레이닝센터 구축사업도 추진한다. 품질은 뛰어나지만 판로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돕기 위해서다. 병원 의료진, 해외 연수생에게 의료기기 사용 경험을 제공해 구매 활성화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달 21일, 대통령이 원주에서 주재한 ‘민생토론회’에서 건의된 내용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보건의료 데이터 기반으로 글로벌혁신특구와 연계하여 첨단 의료산업의 거점으로 대폭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지원을 약속한 만큼 원주시는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에 도전할 방침이다.

원주시가 구상하는 광역형 트레이닝센터에는 Dry웹(인체모형 활용 교육시설)과 Wet웹(동물모형 교육시설) 등이 구축된다. 총사업비는 150억 원으로 올해 사업에 선정되면 2029년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원주 의료기기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사업도 구체화된다. 수출 시장에 나설 때 어느 나라가 적합한지를 컨설팅해주고, 그에 맞는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원주시는 이를 ‘K-의료산업 글로벌 시장진출 플랫폼 구축사업’으로 명명했다.

크게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플랫폼·장비 구축, 기반고도화) ▷기술지원(시제품제작, 인증시험평가, 전주기 애로기술 컨설팅) ▷사업화 지원(글로벌 전시회 연계 수출상담회, 인허가 역량강화 프로그램) ▷인허가 지원 ▷거버넌스 구축 사업으로 나뉜다.

원주시 관계자는 “플랫폼에 접속하면 기업에 적합한 시장 정보는 물론 이에 필요한 인허가 지원도 받을 수 있다”며 “산업부 공모사업으로 2028년까지 215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는 ‘미래강원 2032 발전전략’으로 제2차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조성 카드를 꺼내 들었다. 보건복지부 내에서 첨복단지 조성 사업 기류가 보이자 이를 구체화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원주는 물론 수도권 일부 지역까지 관심을 드러내자 정부는 사업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이에 강원자치도와 원주시는 강원특별법을 개정, 첨복단지 조성에 필요한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정부가 사업을 다시 추진할 경우 조금이라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한편, 원주시는 원주 의료 융합·복합 지식산업센터 건립 사업, 광역형 트레이닝센터 구축 사업 등이 세수 부족으로 실제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