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강원지역 취업자 수는 75만5천 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만4천 명 늘어난 규모였다. 그런데도 취업자 수가 사상 최고로 많았던 작년 5월(87만8천 명)과 비교하면 12만3천 명이 적었다. 고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용근로자는 3.0% 증가했지만 임시(△30.4%)·일용(△40.0%)직 근로자와 비임금근로자(△25.9%)가 크게 줄었다. 

이러한 상황은 계절적 요인에 기인했다. 고용지표가 매년 7~9월 호조를 보이다 12~2월에는 악화했기 때문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고용이 크게 늘고 대폭 줄어드는데 이는 다른 지역보다 심한 상태였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고용 계절성을 지니계수로 분석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지니계수는 분포의 균등성을 측정하는 지표(0~1)로 1에 가까울수록 불균등한 상태를 뜻한다. 한국은행 분석과 관련해선 계절성이 심한 상황을 의미한다. 

2022년 기준 강원지역의 고용 계절성은 0.29로 전국 평균(0.13)과 비교해 2.3배 높았다. 고용 계절성이 높은 것은 도내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었다. 강원지역은 건설업과 농림어업 비중이 크고 관광업이 발달한 곳이다. 

산업 특성 때문에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고용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특히 겨울철엔 실업의 정도가 심하다. 이는 근로자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방해하고 기업의 인력 채용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관계자는 "강원지역의 높은 계절성과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고려할 때 지자체 등이 이를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실업이 많이 발생하는 겨울철에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연간고용으로의 전환을 통해서도 고용 계절성을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매년 9개월만 주던 급여 체계를 1년 동안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자는 것. 고용 비수기에 근무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인력양성기관에서 종업원 직업능력을 향상할 수도 있어 일거양득이라 했다. 이리하면 계절적 실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업급여 지급액이 절감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12개월로 고용기간을 늘렸을 때 발생하는 퇴직금 문제는 지자체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근로자 입장에선 고용이 안정되고 전문성이 제고되며 퇴직금 수입이 늘어날 뿐만아니라 기업 측면에서도 재채용, 재교육이 불필요해져 생산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은은 첨단 제조업 비중을 늘리는 것이 고용 계절성을 줄이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원주시가 추진 중인 반도체산업 육성,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