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투표일이 다가옵니다.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했다면 벌써 사전투표를 했거나 선거 당일 투표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겠지만 여전히 고민 중에 있거나, 아무리 봐도 뽑을 인물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투표하기가 망설여질 것입니다. 때가 되면 돌아오는 선거이고 성인이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투표권이기에 무심하게 외면할 수도 있지만 유권자의 투표행위는 생각보다 큰 가치와 의미를 갖습니다. 

투표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투표 가치가 약 3천 만 원 정도라고 하니,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이번 총선의 1인당 투표 가치는 이를 훌쩍 넘을 것 같습니다. 결국 투표를 하지 않으면 막대한 세금이 낭비되는 셈인데요, 유권자 개인이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닐지라도 천문학적인 국가 비용이 투입되는 것을 생각하면 투표는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될 소중한 의무가 아닐까 합니다.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도 투표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선거는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데, 이 꽃을 피우려면 무엇보다 유권자의 투표 참여가 중요합니다. 유권자의 높은 참여율은 당선자의 대표성을 높여 대의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민의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냄으로써 정당의 정책 잡행 과정에서 유권자의 이익을 더 많이 구현하게 되지요. 하지만 무엇보다 투표는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가령 우리의 생활이 점점 더 팍팍해지고 사회 안전망은 작동되지 않으며 열심히 일해도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위정자의 무능과 실정을 투표로 저지하고 심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투표가 가진 가장 강력하고 속 시원한 힘이 아닐까요?  

하지만 여전히 투표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투표율이 낮은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정치혐오로 인한 정치 무관심이 아닐까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의 투표는 더 나은 희망과 비전을 위한 선택이라기보다는 최악을 피해가는 불쾌하고 마뜩잖은 행위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투표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벌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받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명언처럼,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 의식 수준에 맞는 정치인을 만드는 일은 결국 우리 유권자의 한 표에 달려있으니까요. 

끝으로 우리 강원특별자치도의 2030 세대들에게 반드시 투표할 것을 당부합니다. 역대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2030 강원 청년 세대의 투표율은 강원도 전체 투표율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이런 참여율로는 우리 청년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의 강원특별자치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어렵습니다. 투표를 통해 결집된 청년 세대의 목소리가 정책으로 반영되고 그 정책이 청년 세대의 삶을 변화시키면 스스로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 효능감은 다시 적극적인 정치 참여로의 선순환을 일으킬 것입니다. 

투표는 모두의 권리입니다. 투표는 자신의 권리를 증명할 수 있는 가장 뚜렷한 기회인 만큼 올해 총선에서는 더 많은 시민이 나의 권리를 행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