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가 내년 상반기부터 근무성적평정 최하위 등급 운영을 예고했다. 사진은 원주시청 전경.

원주시가 업무 태만 등 직무수행 태도가 극히 나쁜 직원에게 강한 제재를 가하기로 해 주목된다. 조직 분위기를 저해하는 직원으로부터 다수의 성실한 직원들을 보호하는 한편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원주시는 내년 상반기부터 근무성적평정 최하위 등급인 ‘가’ 평정 운영을 예고했다. 근무성적평정은 수(20%), 우(40%), 양(30%), 가(10%)로 구분한다. 이중 ‘가’ 평정은 필수사항이 아니어서 원주시는 ‘가’에 해당하는 직원이 없는 경우 ‘가’의 비율을 ‘양’의 비율에 더해 운영했다.

그동안 ‘가’ 평정 없이 수, 우, 양의 평정만 이뤄져 온 것이다. 그러나 도내 지자체 중 최초로 내년 상반기부터 ‘가’ 평정을 운영하기로 했다. 근무성적기록(100점)은 근무실적과 직무수행능력을 각각 50점씩 평가한다. 이중 직무수행능력이 20점 미만이면 ‘가’ 평정을 받는다.

▷무단 결근·지각·조퇴·장시간 이석 등 직무수행 태도의 성실함이 현저히 미흡해 업무수행에 명확히 지장을 준 경우 ▷일과시간 중 상당 시간을 개인용무, 인터넷쇼핑 및 게임, 동영상 시청 등을 해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태도 개선이 없는 경우 ‘가’ 평정 대상이 된다.

▷합리적인 사유 없이 업무분장을 거부하거나 본인의 업무임에도 고의적으로 업무를 해태함으로써 업무 처리가 지연되거나 동료 직원에게 업무가 전가되는 경우에도 ‘가’ 평정을 받을 수 있다. 원주시는 향후 ‘가’ 평정 기준결정위원회를 열어 기준사례를 확정할 계획이다.

‘가’ 평정 기준에 부합하는 행위를 하는 직원은 우선 소속 부서장이 성과 면담을 통해 근무 태도 개선을 촉구한다. 그럼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으면 소속 국·소·원장과 협의해 근무성적평정 최하위 점수와 서열을 부여하며, 근무성적평정위원회에 ‘가’ 평정 대상으로 명단을 제출한다.

근무성적평정위원회에서 최종 검증을 통해 ‘가’ 평정 대상자로 확정되면 ▷성과급을 미지급하고 ▷호봉 승급기간 6개월 제한의 불이익이 주어지며 ▷3회 이상 ‘가’ 평정 대상자로 확정되면 직위가 해제될 수 있다. 원주시는 ‘가’ 평정이 부여된 직원이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성실히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2∼4주간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맞춤형 교육에서는 ‘가’ 평정자의 역량진단과 상담을 통해 저성과 원인을 분석하고, 심리상담을 통해 조직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치유하기로 했다. 또한, 직업관, 태도 등 역량진단을 토대로 부족한 역량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원강수 시장은 “‘가’ 평정 운영은 조직 전반에 일하는 분위기를 확산하고 업무 능률을 높여 시민들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가’ 평정이 부여된 직원들에게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해 공직 생활을 원활히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원주시의 근무성적평정 개선 방침에 대해 원주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이하 원공노)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동안 원공노는 원주시와 매년 진행한 노사발전협의회에서 일하지 않거나 갑질하는 직원에 대한 대책 마련을 줄기차게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원공노 문성호 사무국장은 “일하는 공직 분위기 조성을 통해 대시민 행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직문화 개선이 MZ 공무원의 공직 이탈을 막는 역할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