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문근 원주시의회 의원

원주시장께서는 100만 인구 도시 원주를 만들겠다고 언론이나 행사장에서 자주 언급한 바가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을 물을 기회가 있었다. 작년 12월, 원주시의회 정례회에서 시정질문을 했고 이에 대한 답변을 들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해 보면 “기업유치와 부론산업단지 같은 단지 조성, 도로망의 증설, 공공기관 및 정부 이전 등을 실현하면 50만 자족도시를 넘어 100만 광역도시로 발전할 잠재력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이었다. 결국 원주시의 인구증가 정책은 경제적 상승효과의 증진으로 인구유입을 유도해 채워보겠다는 심사인데 기업유출이 발생되는 다른 지자체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 없이 수수방관할까? 의문이다.

인구감소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도시는 다 똑같은 과제이고 넘어야 할 산인데 눈뜨고 코 베어 갈 상황에 어느 지자체이고 수수방관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정부의 정책이나 여건의 조성으로 인구 증가의 동력이 될 수는 있겠지만 유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해도 일자리가 채워지고 나면 그것으로 동력은 사그라질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인구를 뺏기지 않으려는 기초단체와 자웅에서 이긴다고 해도 기업체에게 각종 혜택이나 특별한 여건을 부여해야 하니 예산 소진이 불가피할 것이고 이의 결과는 기존의 시민들이 낸 혈세가 비용으로 처리되어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승산도 오히려 강원도의 중소도시라 우려가 된다. 일자리의 문제라면 차라리 원주를 기반으로 하는 작지만 건실한 향토기업에 벤처 인쿠베이팅(venture incubating)이 바람직해 보인다.

장기적인 인구정책에서 기업유치와 같은 인구유인책은 정답이 아니고 미봉책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고 결국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보인다. 한국 출산율의 감소(대한민국 2023년도 4분기 합계출산율 0.65명)는 세계적으로 이미 유명한 나라인데 이의 원인 중에는 가정경제력의 격차도 한몫했을 듯싶다. 맞벌이라도 해서 간극을 줄여야 하는 사회인 데다가 육아와 교육에 소비하는 돈과 시간이 공룡 같아 지칠 날들이 예견되니 아예 결혼 자체를 꺼리게 된 것이다.

물론 예전에는 생존과 안정에 삶의 무게감이 있었다면 이제는 자아의 실현을 더 크게 인생 목표로 두는 사회 변화도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출산율을 높일 방안만 마련된다면 지속가능한 대책이 아닐까? 싶다. 돈과 시간에 대한 지원이 정답이란 말이다.

모 대학교의 교수로 있는 친구가 문득 지나가는 말로 ‘출산연금제’를 언급한 적이 있었다. 뇌리에 별안간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예전에 어느 언론에서인가 이러한 용어로 공약을 발표한 단체장 후보를 접한 기억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러나 원주와 잘 맞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원주시의 출산·육아·교육·청년정책 등과 부합되고 있는지 또 중복되지는 않는지를 찾아보게 되었고 또 외국의 사례도 들여다보니 유럽의 여러 나라마다 비슷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특성이 있는 제도가 있었는데 원주에 도입 시 조금만 현실에 맞게 조정하면 좋은 선례가 될 것 같았다.

이를 통해 ‘원주형 출산연금제’의 도입을 제안한다. 원주에서 출산하고 거주하는 가정 중에 일정한 소득한도를 기준을 정하고 수혜가정이 아이를 낳으면 첫째 아이부터 차등해 단가를 정하고 육아수당이 끝나게 되는 초등학교 입학 시점부터 지급을 시작해 부모가 국민연금이나 노령연금 수급 시까지 출산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

한국의 인구정책에 대해서는 일부러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고 이를 지켜보는 외국의 여러 전문가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원주처럼 인구 증가율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외부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무턱대고 기업을 유치해 외지인들을 불러들인다고 해도 이들 젊은이들이 결혼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특히 출산에 대해 경계심을 갖는 사회라면 이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2년 만에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던 원주의 어느 면 지역 이야기가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