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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은 왜 협동조합을 주목한 것일까?

경제 주체를 활성화하는 공약이 이번 선거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외부 자원 유치와 그런 외부 자원 유치를 위한 규제 개혁과 우리의 예산을 투자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박준영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l승인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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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평화와 사회 안정(또는 안전)을 위한 국제기구하면 많은 사람들은 유엔(UN, 국제연합)을 생각할 것이다. 유엔은 1차 세계대전으로 붕괴된 국제연맹을 계승했으나, 이 또한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연합국 중심으로 형성되어 1945년 10월경에 설립된다.

 그런데 이보다 더 훨씬 전에 세계 평화와 사회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가 있으니, 바로 국제협동조합연맹 (International Cooperative Alliance, ICA)이다. ICA는 1895년 영국 런던에서 설립되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국제기구이다. 협동조합의 연맹체가 세계 평화와 사회 안정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니 의아해 할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단순히 협동조합은 경제 사회 문화적 필요와 열망을 해결하기 위해 결사하여 사업하는 경제 조직 정도로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럼, 지금으로부터 129년 ICA가 설립되고, 그 전부터는 어떤 국제적 상황이었기에 이런 거창한 목표를 두고 ICA는 설립되었을까?

 산업화가 한창 진행 중인 19세기 중엽이후부터 산업화의 속도 차이에 따른 유럽의 열강들 간의 식민지 지배와 자원 약탈을 위한 제국주의 경쟁이 본격화된다. 전 세계적으로 전쟁의 위험이 곳곳에서 퍼지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한 국가나 사회적으로는 산업화의 부작용으로 인한 소외된 민중들과 노동의 소외에 시달리는 노동자계급의 각성으로 사회주의 사상이 사회를 흔들고 있을 때이다.

 즉, 국제적으로는 제국주의 열강에 의한 전쟁의 기운이 고조되고 있었고 사회적으로는 계급갈등으로 인한 이념 분쟁이 극심한 시기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의 협동조합 실천가들은 세계 평화와 사회 안정을 위하여 협동조합이 이념에 치우지지 않고, 누구나 협동하며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며 사회적 염원을 공동으로 만들어갈 세상과 사회를 염원하며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을 창설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길게 ICA의 의미를 설명한 것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제적으로까지 국회의원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사회 안정과 안전을 위해서는 법을 다루는 의원이기에 참으로 역할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을 뽑는 이 시기에 지난 몇 달 동안 우리 사회는 사회 안정은 둘째 치고 사회를 더 분열시키고 시대착오적인 이념 논쟁에 온갖 공약이 지역사회를 파괴하면서 수도권으로 가까워지는 공약만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수도권과 가까워지는 공약에 열광해야 하며, 기업과 외부 자원의 유치로 발전할 수 있는 환상에 빠지고 그런 공약만을 남발하는 사람들을 뽑아야 하는 것일까? 선거제도의 문제이니 더 이상 뭐라 할 수 없지만, 협동조합 활동가로서 한심한 선거 시기이다.

 2023년 11월 3일 제78차 유엔 총회에서는 2025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한다는 내용을 담은 '사회발전에서의 협동조합'(Cooperatives in social development)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유엔이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한 이후 13년 만에 다시 '세계협동조합의 해'를 지정한 것인데, 왜 또 유엔은 협동조합을 주목한 것일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협동조합은 세계 평화와 사회 안정을 위해 지난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활동해 왔다. 그리고 그 협동조합이 이제는 사회발전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유엔도 인정했기에 두 번씩이나 협동조합의 해를 선포하는 것이다. 

 협동조합은 단순한 기업체 정도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공존하는,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기업체이다. 그리고 이 사업 방식은 지역사회를 풍요롭게 한다. 협동조합이 창출하는 매출액과 사회적 가치는 지역사회 구성원, 즉 원주시민이 조합원이 되어 재화나 서비스 등을 생산-소비-유통-재생함으로서 지역 경제 선순환의 주체가 되어 부의 창출이 외부로 나가기보다는 원주 지역사회에서 재투자되는 구조이다. 

 이런 경제 주체를 활성화하는 공약이 이번 선거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외부 자원 유치와 그런 외부 자본 유치를 위한 규제 개혁과 우리의 예산을 투자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 유권자로서 표 하나의 선택이 참으로 중요하겠다. 그 한 표가 우리의 지역사회와 우리의 미래 세대를 위한 소중한 한 표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세계 평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지역사회의 안정과 안전을 위해는 한 표를 위하여.


박준영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사장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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