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부터 근로기준법에 직장 내 괴롭힘 금지 규정이 신설된 이후 약 5년 상당의 시간이 흐른 현재, 초기의 혼란을 거쳐 법규에 대한 해석 상 논란과 실무 처리 과정에서의 혼란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있는데, 오늘은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관련한 사용자의 범위와 의무 발생 시점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합니다. 

 근로기준법은 제76조의3 제2항을 통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을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벌칙 조항 또한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직장 내 괴롭힘 조사의무의 주체인 '사용자'의 범위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부연하자면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가 사장 또는 사업주에게 직접 신고를 하거나 인지를 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소속 부서의 부서장에게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거나 부서장이 부서 내에서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지하였음에도 사업주에게 보고를 하지 않아 사업주가 법으로 정한 조사 절차에 착수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사업주에게 조사의무 미이행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있는가라는 논란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은 근로기준에서 사용되는 용어를 정의하면서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명시하고 있고, 우리 판례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란 근로자의 인사, 급여, 후생,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10.9. 2008도5984)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즉, 상기 사례와 같이 부서장에게 신고를 하였거나 부서장이 인지를 하였고, 부서장이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되는 경우라면 부서장이 사업주에게 보고를 하지 않아 사실확인을 조사 등을 미실시하는 경우에는 법령상의 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 바, 사업주는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교육 시 중간관리자들에게 사업주에 준하는 법령상의 의무가 있다는 점을 주지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