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다색호랑이' 판화를 인출하고 있는 마시친 중국 국가급 년화 전승인.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중국 관련 목판 아카이브 작업을 시작했다. 작업물은 내년 11월 말 중국 북경시 문물국 소속인 베이징옌산 출판사에서 발간되는 8권 전집에 실릴 예정이다. 

고판화박물관은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등 소장하고 있는 목판 2천500여 점에 대한 아카이브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사진과 인출 장인들의 판화 인출본 작업 등을 통해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판화는 주로 흑백판화로만 이루어져 있고, 다색판화를 인출할 수 있는 장인이 부족했다. 문화재청 생생문화재 사업 일환인 '원주 세계 고판화문화제'를 통해 중국, 일본 다색판화 전문가 초청 시연회를 매년 진행했음에도 짧은 시간으로 인해 큰 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고판화박물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소장 중인 18∼19세기 청나라 작품 100여 점의 중국 년화 작품을 다색으로 인출하기 위해 중국 년화 전승인 2명을 초빙해 고판화박물관 소장품 아카이브 완성을 계획했다. 

이번 작업을 위해 중국 국가급 년화 전승인인 허베이우창 마시친(66) 씨와 그의 제자인 성급 년화 전승인 쉬사오이(41) 씨가 한국에 왔다. 이들은 지난 25일부터 고판화박물관에서 작업을 진행 중이며, 오는 2일까지 머무른다. 

마시친 중국 년화 전승인은 1975년 무강년화공방에 입문해 49년 동안 중국 년화 한길을 걷고 있는 장인이다. 1992년 창립한 년화공방 '송이자이' 대표이기도 하며 중국 년화 전승의 산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중국 년화 목판 1천여 점 중 100여 점을 다색목판으로 인출해 세상에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고판화박물관 목판 소장품의 아카이브를 완성하는 중요한 일이다. 

이번에 완성한 작업물은 '동방고판화-한국고판화 장품집'이란 제목으로 발간되는 8권 전집에 실린다. 더불어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베트남 등 여러 지역 고판화 유물 6천여 점 가운데 문화·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 엄선돼 실린다. 특히 판화를 찍었던 판목 사진과 인출한 판화가 나란히 실릴 예정이다.

한 관장은 "그동안 난이도로 인해 인출하지 못한 다색판화가 이번 기회로 전집에 실려 다색판화 제작과정과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라며 "사라질 수도 있는 세계 문화유산을 복원해 전집에 실어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