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교복 지원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원주의 한 고등학교가 디자인 등을 변경해 학생들의 교복 활용도를 높여 관심을 끌고 있다. 

원주고등학교(교장: 원용선)는 지난해 교복(동복)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정장식 자켓을 후드 점퍼 형태로 개량했다. 학교가 개교한 이래 첫 시도다. 정부의 무상교복 지원에 반해 불편한 착용감, 세탁 곤란 등의 이유로 학생들의 교복 착용률이 떨어지자 지난 2022년 학교운영위원회가 교복 디자인 변경을 제안하며 추진됐다. 같은 해 12월 교복 동복 디자인 변경 여부에 대한 학생·교사·학부모 설문 조사에 착수, 응답자 540명 중 426명(78%)이 디자인 변경에 찬성하며 교복 개량 작업이 시작됐다. 

교사와 학생들로 구성된 교복선정위원회가 디자인 시안을 마련하고 구성원들의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종 디자인을 선택, 학생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검정색 후드 짚업 형태의 교복으로 변경했다. 
디자인 변경에서는 교복의 편의성을 가장 먼저 고려했다. 신축성을 더해 학생들의 활동성을 보장하고 평상복과도 어울리는 디자인을 선택해 교복의 활용도를 높였다. 팔 부위에는 원주고등학교 레터링을 삽입해 교복의 정체성도 부여했다. 

원용선 교장은 "교복을 강제할 수 없다 보니 학교마다 교복 착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고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디자인 변경에서도 학생들의 의견을 가장 많이 반영해 현재까지는 바뀐 교복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꽤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경된 교복은 2024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되며 오는 5월부터 착용할 예정이다. 

한편 원주지역 고등학교 대다수는 교복 자율화로 교복 착용을 강제하지 않고 있다. 일부 학교는 교복 가산점 제도까지 도입했지만 이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학교에서 교복이 '졸업식 일회용 의상'으로 전락하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무상지원 대상을 체육복으로 확대해달라는 요구가 나온다. 하지만 이 또한 조례상 지원 대상이 여전히 '정장형'이나 '표준디자인' 등 '교복'으로만 한정돼 지원에 한계가 있다. 이에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은 교복을 효율화하고 내실화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수립하기로 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정장식 교복은 신축성이 없는 자켓형이라 학교 생활에 불편함이 따르는 게 사실"이라며 "정형화된 교복 디자인에서 탈피해 학생들이 보다 편리하게 입을 수 있는 교복으로 디자인 변형을 시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상교복 도입 5년째인 올해 강원 도내 중고등학교 신입생에게는 교복비로 1명당 최대 33만6천 원이 지원됐다. 무상교복 지원에 올해만 약 80억 원이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