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초진 환자 접수 불가…기존환자 약 처방만
병원 측, 사직서 접수 후 규모 파악해 진료 대응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에서도 정부의 의과대학 2천 명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교수들이 집단 사직의 뜻을 담은 결의문을 발표하고 조만간 사직서를 병원 측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져 병원이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현재 교수평의회가 사직서를 취합한 단계로, 사직서는 조만간 사직결의문과 함께 병원 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원주의과대학 교수평의회는 지난달 25일부터 3일간 교수 개인들의 사직서를 제출받았다. 필수 진료과목 교원 10명 중 8명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전체 교수회의를 통해서는 교수 274명 중 75.3%가 자발적 사직에 동의했다. 

환자들 "대체 누굴 위한 거냐"

전공의 이탈 후 교수들마저 집단 사직의 뜻을 밝히며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본관 2·3층은 한산함을 넘어 황량함이 감돌았다. 
호흡기내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이 위치한 해당 층은 진료과들이 신규 환자를 받지 않으며 대기석 대부분이 비어있었다. 평소 수십 명의 대기가 밀려있던 수납창구도 대기자는 없었다. 평일 북적이던 채혈실 또한 대기 환자가 적어 일부 대기 상황판은 꺼진 상태였다.  

신경과에서 만난 A 씨는 "작년에 뇌경색이 발병하고 최근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어 불안했고 오늘 정기진료일만 손꼽아 기다렸는데 교수님이 계시지 않아 약만 타 간다"며 "교수님들은 그만둔다고 하고 뇌경색은 언제 재발할지 몰라 너무 불안하다"고 했다.

신장내과를 찾은 B 씨는 "신장 기능이 얼마 남지 않아 교수님께서 투석 얘기를 하셨는데 이 와중에 사직을 한다고 하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병원 측, 대응책 마련에 고심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연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교수 200여 명의 집단사직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교수들의 사직서가 병원 인사팀으로 이관되면 병원 측은 사직서 제출 규모 및 진료 과목별 교수 부재 현황 등을 파악해 진료 공백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병원은 전공의 이탈과 일부 교수들의 부재 등을 이유로 축소 진료를 하고 있다. 항암치료 등 예정된 중증환자 치료는 진행 중이지만 교수들의 근무 시간이 줄어들며 응급·수술 등이 축소된 상태다.

외래진료도 축소돼 기존 정기진료를 받아온 환자 대다수는 현재 의사 진료 없이 약 처방만 되고 있다. 1·2차 의료기관에서 소견서를 받아 온 신규·초진 환자도 대다수 과에서 받지 않고 있다. 교수들의 사직서가 제출되면 외래진료는 더 축소될 전망이다. 병원 측은 병상·병동 축소 운영도 고려하며 예산 마련 및 전문의 고용 등을 논의 중이다. 

기독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교수들의 사직서가 병원에 제출되지 않았고 사직서 제출 후에도 한 달간은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해당 시간들을 고려해 대책을 세우고 있다"며 "초진 환자나 경증환자 진료가 어려운 건 기정사실이고, 중증 환자들의 치료에 집중해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