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면 대규모 생수공장 건립을 놓고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고조되는 가운데 환경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인 콜마BNH(이하 콜마)는 지난해 10월 송계리 약 7만㎡에서 샘물 개발을 위한 임시허가를 받았다. 계획한 지하수 개발량은 1일 2천여t 규모다.

이를 위해 콜마는 최근 굴착이 예정된 사업부지 내 문화재 매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지표조사를 준비 중이다. 지표조사 후 콜마는 해당부지 일부를 굴착해 1년여간 지하수 오염 여부 및 지하수 용출 시 우기·건기에 따른 영향 반경 등을 측정한다. 또 사업 계획과 동일한 조건으로 지하수를 용출해 지하수가 줄어드는 속도 및 자연강수에 의해 지하수가 다시 차오르는 속도 등을 측정해 개발 가능한 지하수 용출량을 측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같은 절차는 공장 설립을 위한 수순일 뿐"이라며 공장 건립의 원천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신림면 등 4개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생수공장 반대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총 궐기대회를 통해 "업체는 환경영향조사를 통해 사업 여부를 결정짓겠다고 했지만, 타 지역 사례에 비춰볼 때 대다수가 똑같은 절차를 밟아 결국엔 사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뜩이나 물이 부족한 농촌마을에서 하루 2천여t의 지하수를 뽑는다는 건 주민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원천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계에서는 업체가 진행 중인 환경영향조사가 불필요한 과정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가가 제공하는 '지하수정보센터' 데이터만으로도 해당 지역의 지하수 원수량 및 개발 허용량 측정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시스템에 따르면 실제 사업 예정지 3필지 모두에서 허용 가능한 지하수 개발량은 1일 최대 218㎥~230㎥ 이내로 측정됐다. 지하수개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범위(204m) 이내의 기존 관정을 분석한 데이터다. 실제 측정과의 오차가 있지만 이는 최소범위의 오차이며, 시스템에 따르면 업체의 지하수 개발 계획 용량은 실제 사업 예정지에서 개발 및 용출이 불가능하다고 검토된다. 

김은지 환경문제상담소 소장은 "해당 데이터는 기존 마을 내 관정을 통해 지하수 개발 시 예정지 주변의 강우량과 지하수 함양률을 토대로 국가기관이 집계한 것"이라며 "이러한 정보를 두고도 또 다시 관정을 판다는 것은 사업을 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사업 예정지의 지하수 수질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도 제시됐다.

상지대학교 A 교수는 "업체가 계획한 사업부지는 황둔천 변 송어양식장 부지로, 양식장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황둔천으로 유입되는 구조라 애초부터 샘물 개발 입지로 부적합하다"고 했다. 이어 "환경조사를 통해 수질검사를 거치겠지만, 이 부분도 통상적인 수질검사 항목만으로는 모두 확인되지 않는 한계가 있어 향후 환경청 심의에서 심도 있게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환경영향평가의 지하수 채수량 선정 기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통상 지하수 채수량 산정 시 집수구역은 해당 구역 전체 면적을 기준으로 해 기초조사 상 지하수 채수량은 실제보다 여유 있게 산정된다. 하지만 지하수는 특정 영향 반경 내에서만 개발이 가능해 향후 국지적인 지하수 고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문정원 콜마홀딩스 팀장은 "국가정보시스템의 데이터는 실측과 차이가 있고, 통상 기초조사에서 활용되는 문헌이나 탐문조사도 한계가 있어 새로운 관정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수질, 지하수 개발량 등 우려되는 부분들은 면밀히 조사해 이후 결과 값에 따라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생수 공장 설립 사업자는 임시 허가 후 2년 이내 환경영향조사를 완료하고 강원도에 샘물개발 허가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원주지방환경청이 전문가들로 심사위원회를 구성, 환경영향평가 초안·본안 등을 심사해 사업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