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원주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억9천437만6천 원이었다. 지난해 1월(1억9천575만2천 원) 이후 가장 큰 금액을 기록한 것. 전달인 2023년 12월(1억9천177만3천 원)보다는 260만3천 원 상승했다. 이는 최근 1년 간 가장 큰 폭의 변동이었다.

일부 지역에선 매매가가 수천만 원 오른 곳도 있었다. 해당 아파트의 특성에 따라 가격 차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이렇게 급등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일례로 원주기업도시 롯데캐슬골드파크 1차아파트(81.61㎡, 15층)는 올해 1월 4억1천50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같은 규모의 아파트(81.61㎡, 14층)가 3억6천만 원에 팔린 점과 비교하면 5천만 원 이상 비싸게 매매됐다. 반곡아아파크(166㎡, 12층)도 작년 10월엔 2억7천6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올해 1월 3억 원(166㎡) 선에서 호가가 형성되어 있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것은 전셋값 급등 때문이었다. 원주시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6월(1억3천891만8천 원)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해 8월, 1억4천만 원을 돌파하더니 올해 1월엔 1억4천659만7천 원까지 올라갔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다 보니 매매보단 전세에 수요가 몰려 평균값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대출 규제가 매매보다 심하지 않은 점도 전셋값 상승에 한몫했다. 원주시 반곡동 B공인중개사는 “전세보증금이 오르니 매매가격도 자연스레 오른 측면이 있다”며 “최근에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보증금을 올리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깡통전세를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최근 부동산R114는 작년 4분기 강원지역 깡통전세 의심 거래가 4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국 평균치(25.9%)보다 무려 18.1%포인트나 높은 수치였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지난 4분기 전세 거래 2천579건 중 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거래가 1천77건에 달했다”며 “올해 1월도 전체 235건의 거래 중 124건이 깡통전세 의심거래로 추청된다”고 말했다.

전세와 매매 간 가격 차가 좁아지면 갭투자, 깡통전세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깡통전세는 전세보증금이 주택의 실제 가치를 초과한 상태를 말한다. 자칫 잘못돼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되돌려 받기 힘들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이 주택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는 갭투자가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아파트 전세 계약을 체결하기 전 집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매가와 전세보증금 간의 가격 차이를 알아보고, 해당 주택에 근저당 등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최다니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