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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와 총선

원주 후보들의 공약 대부분은 지역 인프라 건설에 치중…이번 총선에서 후보와 정당들이 지역 현안의 해결이 미래 세대와 환경을 대가로 추진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하길 김형종 연세대 미래캠퍼스 국제관계학과 교수l승인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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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총선 열기가 뜨겁다. 국회의원 의석수가 인구에 비례하다 보니 강원도의 경우 거대 지역구가 탄생하고 결과적으로 지역의 정치적 대표성은 떨어지고 있다. 총 8개의 의석이 있는 강원도에서 원주는 2개 의석으로 도내 정치적 대표성도 비중이 있다. 원주에서는 원창묵-박정하 리턴 매치, 송기헌-김완섭 후보 간 대결로 압축되는 형국이다. 전국적 차원에서 총선이 정권 심판론 대 정권 안정론의 대결이 심화되면서 지역 현안에 대한 논의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원주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들의 공약 대부분은 지역 인프라 건설에 치중하고 있다. 지방재정이 취약한 현실을 고려할 때 중앙정부 역할과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이다. 모든 지역의 국회의원들이 지역 현안을 둘러싼 중앙정부의 재원 확보를 공약하는 상황에서 공약 실현을 개별 국회의원의 역량에만 기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총선이 지역의 일꾼을 선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국회'는 국가적 차원의 정치의 장이다. 지역 현안과 더불어 국가적 차원의 현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민생, 복지, 민주주의, 평화, 저출생, 지방 소멸, 노동 등 현재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각 당의 공약을 중심으로 정책 토론이 필요하다. 과거 정치적 행보와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의지와 신뢰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충분히 쟁점화되지 못하지만 중요한 이슈는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이다. 기후 위기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즉각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 인간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동식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감염병의 증가 등 기후 위기의 경고는 이미 현실이 되었다. 행동 시기를 놓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기후 재앙이 예고되어 있다. 환경을 담보로 지속된 경제 발전에 관한 생각과 접근을 바꾸지 않는 한 기후 재앙의 도래는 명확하다.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에 있어 정치적 책임은 막중하다.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서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화석 에너지 사용을 억제하며 이를 대체할 재생에너지의 개발과 공급, 기우 위기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국가 간 협력 등이 정치적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대부분 후보가 기후 위기를 공약에 포함했지만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지 못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기후 대응이 핵심 쟁점인 것과는 비교된다.

 이번 총선에서 기후 위기 문제에 대한 대응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바람이 늘고 있다. 기후 대응 분야의 주요 단체로 구성된 '기후정치바람'이 1만7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가 기후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총선에서 기후위기 대응 공약이 마음에 드는 후보 또는 정당이 있다면 평소의 정치적 견해나 지지 정당과 다르더라도 총선에 투표하는 것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이 약 60%에 달했다. 그만큼 미래 세대의 삶의 질과 생존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중요한데 재정적 지원의 확대와 조례 등 법률적 제도적 정비도 시급하다. 재생에너지 확대, 지속가능한 전기요금 체계 마련, 기후 에너지 교육의 확대, 기후 대응 과정에서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 확대 등 기후 대응의 문제는 과학기술과 함께 사회적 인식 전환과 사회적 합의를 이끄는 정치적 과정이다. 총선을 앞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기후 문제를 위해 '기후 시민'을 조직하는 움직임도 있다. 캠페인을 통해 정당의 기후 대응을 촉구하는 한편 향후 정치적 대응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무위당 선생의 생명 사상은 자연과 인간의 공동 운명을 강조했다. 이는 현재의 인류가 당면한 기후 위기에 대응에 필요한 인식이다. 독재 시기 민주주의를 선도하고 산업화 시기에 앞서 생명 사상을 잉태한 원주는 미래 세대를 배려한 기후 위기 대응과 관련한 논의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후보와 정당들이 지역 현안의 해결이 미래 세대와 환경을 대가로 추진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지역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하길 바란다.


김형종 연세대 미래캠퍼스 국제관계학과 교수  wonju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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