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전국 최초 바우처 시행 
원주시는 지난해 7월 '청소년 꿈 이룸 바우처 지원 사업'을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원주지역 초등생 전원에게 매월 10만 원의 학원비(예체능 한정)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바우처 지원 대상자 1만9천611명 중 1만7천778명이 바우처 카드를 신청했다. 바우처 카드 사용이 가능한 체육시설과 예능·기예 분야 학원도 속속 늘어 670곳이 가맹점으로 등록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바우처 카드 사용액은 약 94억8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꿈이름 바우처 엇갈린 반응
지난해 원주시가 바우처 이용자 1만7천744명 중 1천22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서 응답자의 91.7%는 바우처 카드 사용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계속 이용하겠다'는 응답도 98.4%로 나타났다. '보통이다'는 16.5%, 응답자의 3.9%는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을 표시했다. 긍정적인 응답 이유로는 '가계 경제에 도움','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 등이 나왔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볼멘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원주시의 바우처 지원사업 이후 가맹점들의 교육비가 일제히 인상됐기 때문이다. 
원주시학원연합회의 교습비 조정 자료에는 보통 교과 입시학원의 교육비가 올해 분당 225원으로 상향됐다. 지난해(분당 220원)보다 5원 올랐다. 드럼·바이올린 등 기타 악기 학원 교육비는 분당 190원에서 200원으로 10원이 인상됐다. 수요가 많은 피아노는 인상 폭도 크게 올라 초급(분당 190원), 중급(분당 195원), 고급(분당 200원) 과정 모두에서 분당 20원씩 상승했다. 학원들이 상승한 교육비를 현장에 적용할 경우, 피아노 초급반의 1일 60분 수업 시 한 달 교육비는 지난해 20만4천 원에서 22만8천 원으로 오른다. 
특히 신고체육시설로 분류돼 교육청의 학원비 조정 적용을 받지 않는 태권도 학원 등은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학원비를 인상하며 일부는 최대 2만~3만 원을 올리기도 했다. 일반 입시학원과 달리 바우처 가맹점인 예체능 학원에서 교육비가 눈에 띄게 상승하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바우처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부모 김진영(35) 씨는 "바우처 카드가 아니었다면 다니지 않았을 미술 학원을 지원 덕분에 시작했다"며 "초기엔 카드 지원을 받고 4만 원만 부담하면 됐는데 지금은 학원비가 올라 8만 원을 내야 해 다닐지 말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학원비가 인상되며 고학년에서는 학원 중단을 고민하는 학부모도 늘고 있다. 
학부모 김보연(44) 씨는 "공짜 바우처를 안 쓸 수 없어 시간을 쪼개 피아노학원을 보냈는데 학원비가 올라 올해에는 지원을 받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교과 입시학원만으로도 바쁜 고학년에게 바우처는 불필요한 지원"이라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원주시, 사교육 시장 개입 필요
바우처 시행 이후 학부모들은 원주시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학원비 인상 부분에서 교육당국의 합리적인 조정 기능과 더불어 지자체의 사교육 시장 모니터링과 일정 수준의 제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또 예체능 교습이 어려운 고학년에 한해 입시학원 등으로의 가맹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학부모 김태영(48) 씨는 "바우처 지원 1차 시행에 대한 모니터링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고학년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바우처 카드를 쓰고 있는데 고학년에 한해 입시학원에서도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유연함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주시의 바우처 지원금 사용에 대한 조사에서 작년 11월 기준 체육 분야 학원에서 50.7%의 사용률을 보였다. 이어 음악 학원 27.4%, 미술 학원 13.7%, 논술 4.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