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3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글로벌 혁신 특구 중기부-지자체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다음 달 출범하는 글로벌 혁신 특구를 두고 정부와 지자체 간 협력이 강조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규제자유특구의 성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결과물을 도출하고 싶어하기 때문.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 13일 원주를 방문한 중소벤처기업부 오기웅 차관에게 강원 특구의 성공을 위한 선결 사안을 전달했다. 

글로벌 혁신 특구는 첨단 산업분야의 신제품 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해 네거티브 규제가 적용되는 지역이다.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실증이 이뤄지는 혁신 클러스터라고 보면 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2월 강원과 부산, 충북, 전남을 글로벌 혁신 특구 후보지로 선정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AI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한 '보건의료 데이터 글로벌 혁신 특구'를 조성할 계획이다. 보건의료 데이터 국내·국외·가상 실증단지를 조성하고 글로벌 기준에 적합한 데이터 보안 환경을 구축·운영할 방침인 것. 해외 클러스터와 협업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벌 임상 참여 시스템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니콘 기업 육성 ▷100개 기업 유치 ▷수출액 22억9천100만 불 달성 ▷신규고용 1천400여 명 창출 등의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각오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13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글로벌 혁신 특구 중기부-지자체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내달 출범할 전국 4곳 글로벌 혁신 특구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였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이날 글로벌 혁신 특구 활성화를 위한 선결 과제를 보고했다.

우선 그레이존을 줄이기 위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전희선 바이오헬스과장은 "미래 신산업 분야를 추진하다 보니 그레이존(gray zone)이 매우 많다"며 "네거티브 규제에 대한 접근이 어려울 때 포지티브 규제 특례나 벌칙규정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중소벤처기업부 오기웅(사진 오른쪽) 차관은 지난 13일 의료기기종합지원센터에서 ‘글로벌 혁신 특구 중기부-지자체 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네거티브 규제는 법령에서 금지하거나 제한한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하는 규제 방식이다. 그런데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하더라도 신산업 육성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규제 사항이 생길 수 있다. 이 부분을 '그레이존'이라 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에 요구한 것이다. 

글로벌 혁신 특구에 대한 재정지출 확대도 주문했다. 특구 사업자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정부나 업체로부터 국내 임상 레퍼런스(적용 사례)를 요구받을 수 있다. 국내 실증 사례를 만들려면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해 정부가 이를 지원해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의료데이터 활용에 대한 포괄적인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원특별자치도는 건의했다. 

이에 대해 오기웅 차관은 지자체 수요에 대한 정책 매트릭스(지원 체계)를 제공할 것이라 했다. 오 차관은 "가급적이면 준비단계부터 지자체의 수요를 받고 중기부가 갖고 있는 정책수단을 정책 매트릭스로 짜서 활용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자유로운 규제환경을 제공하고, 우리 업체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환경까지 패키지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글로벌 혁신 특구의 성공을 위해 실증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라 했다. 오 차관은 "글로벌 혁신 특구의 성패는 실증에 달려있고 이를 구현하려면 규제자유특구가 제공했던 실증의 틀을 넘어야 한다"며 "네 개 특구가 공통으로 쓸 수 있는 인프라도 있지만 쓸 수 없는 것도 있어 해당지역에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