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구 고령화’로 청년 농업인 지원사업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 방향과 지원이 청년 농업인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농지은행 선정 사업은 청년 농업인을 우선순위에 두는 경우가 많다. 원주시의 청년 농업인 육성사업도 땅을 구입하고 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한다. 이로 인해 기존 농업인들이 역차별을 호소할 때도 있다. 그러나 정작 ‘청년을 어떻게 농업으로 유입시킬지’에 대한 고민과 ‘청년 농업인의 이탈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많지 않다.

농촌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생활한 후 다시 농촌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반대로 도시 태생이지만 연고가 없는 농촌으로 유입되는 청년들도 부쩍 늘고 있다. 2018년 이후 매년 청년창업후계농으로 뽑힌 이들에게 전문 농업기술을 함양하고,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해 ‘원주시청년후계농업인연합회’도 구성됐다. 이처럼 농촌에 관한 관심과 수요가 다양해진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청년 농업인 육성 정책이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청년들이 농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농업소득을 창출해 생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농업소득을 얻기 위해 가장 우선시 되는 농지확보는 물론, 시설 확충과 농기계 구입을 위한 경영 자금도 갖춰야 한다. 이러기 위해선 현장과 현실에 맞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물론 이를 추진하기 위해선 먼저 청년 농업인들의 애로 사항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단순하게 농업만을 위한 것이 아닌 청년의 이해를 위해 청년센터를 만들어 청년들이 활동하는 모임을 늘리고, 청년 농업인 단체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년들이 경제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돕고 문화 활동을 지원해 줘 원주에 정붙이고 살게 하면 청년 농업인이 증가할 것이다. 조기 정착을 유도하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의 지원으로 청년농업인 모임체 활동과 선도농가와의 실습지원 멘토링을 확대해 봄은 어떨까?

청년 농업인으로서 지원 정책의 혜택을 한 번만이라도 받아 보았다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정보를 찾아볼 것임에 틀림이 없다. 지원 정책이 다양하고 선택폭이 넓을수록 청년 농업인에게 큰 힘이 된다. 주거 지원 정책도 마찬가지다. 굳이 읍·면 지역에 정착해야만 하는 것이 아닌 동 지역에서도 거주하며 영농 활동에 종사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청년·신혼부부 행복주택 임대보증금 지원사업, 농촌보금자리 사업, 결혼축하금 지원사업, 돌봄 품앗이 사업 등을 추진하면 동에서 청년들이 머무르면서도 농촌에서 일하는 체계가 갖춰질 것이다. 그리하면 청년 농업인들이 가장 고민하는 결혼과 출산 문제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농업 분야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춰져야 청년들이 쉽게 농촌에 정착할 수 있다. 필자는 영농생활을 직업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청년들이 미래 농업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나부터 응원하며 활동해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