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이마트 원주점을 들린 심모 씨는 참외 가격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참외 3개에 1만 원에 팔아 비싸다고 느꼈던 것. 더 놀라웠던 것은 이 가격이 50% 할인한 금액이라는 점이었다. 심 씨는 “여름철에 나 나오는 참외가 매대에 진열돼 깜짝 놀랐다”며 “자연스럽게 손이 갔는데 가격을 보고 구입이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다른 과일도 가격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원주시농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사과는 전년 대비 259%나 가격이 상승했다. 감귤(185%)과 포도(141%), 딸기(129%) 또한 가격이 크게 뛰었다.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가량 가격이 상승하자 장보기가 무섭다는 주부들이 늘어났다.

채소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은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를 통해 토마토, 딸기 등의 과채류 가격이 작년보다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일례로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이 2만3천 원(5㎏)과 2만4천 원(3㎏)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43.9%, 11.2% 오른 수치였다. 3년 평균치인 평년 도매가격과 비교해도 51.8%, 34.1% 비싼 금액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토마토는 1~2월에 일조시간이 부족해 착과율이 낮았고 과육이 커지고 익는 기간도 길어졌다”며 “대추방울토마토 역시 일조시간 감소로 착과율이 낮아진 데다가 병해도 늘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상승이 전반적인 물가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작년 대비 3.1% 오른 것은 신선채소와 신선과실 상승률(13.7%, 36.4%) 때문이었다. 농경연은 대파, 배추 등 채소가격이 급격히 올라 물가상승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소비자물가동향 다시 3%대로

지난 6일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강원지역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115.15(2020년 10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오른 수치였다.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3%대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1월 2%대로 내려갔지만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복귀한 것이다.

신선식품물가가 지난해 대비 17.9% 올라 전체 물가를 견인했다. 이는 2023년 1월(18.2%) 이후 최고 오름폭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귤(68.8%), 배(65.8%), 참외(53.9%), 사과(51.7%) 등이 급등했다. 파(76.1), 토마토(43.0%), 시금치(40.0%), 오이(23.1%)도 가격이 크게 뛰었다.

한편, 과채류 품목이 오르면서 외식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달 강원지역 외식물가 상승률은 4.2%로 전체 평균보다 1.1%포인트 높았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평균 물가 상승률을 앞지른 것은 2021년 12월 이후 27개월 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