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동체가 한마음으로 학생 유치에 열을 쏟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귀래중학교(교장: 원지연)는 올해 처음으로 가족 체류형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소규모 학교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 유출을 줄이고 유입을 늘리기 위한 시도다.

학생 또는 가족 단위가 이주해 마을에 머물며 교육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 4일 운영을 시작했다. 전교생 27명의 귀래중학교는 특색 교육으로 '1인 3악기' 수업을 진행하며, 폐교 위기를 가까스로 극복한 곳이기도 하다. 이런 특색 교육이 기반이 돼 도교육청 농어촌유학 프로그램 공모사업에 선정, 유학생을 통한 학교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에는 서울에 거주하는 유학생 1명이 참가한다. 일정 기간 마을 숙소에 거주하며 학교가 제공하는 밴드, 관현악, 코딩, 디지털 드로잉 등 시골 작은 학교만의 맞춤형 수업을 체험한다. 특히 올해 골프교육이 신설돼 색다른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학교가 이번 사업을 시작한 데는 마을 공동체의 역할이 컸다. 유학의 가장 큰 과제인 숙소 문제는 학교 인근 주민이 방 한 칸을 내줘 해결했다. 오래된 시골집의 낡고 허름한 부분은 귀래면 의용소방대원들이 자원봉사로 수리했다. 시골 작은 학교 살리기에 온 마을이 뜻을 모은 결과다.

농어촌유학 프로그램이 시작되며 동문들의 재능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미술 강사 등으로 활동 중인 졸업생들이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해 후배들을 가르치고, 신규 개설한 골프수업에는 프로골퍼가 된 졸업생이 1일 강사로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원지연 교장은 "학교는 학생을 맞을 준비가 돼 있는데 주거지가 해결되지 않아 머뭇거리는 학부모가 많은 실정"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학교가 보다 나은 교육방법을 찾아 제공하려 해도 타 지역 학생들이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아쉬운 상황"이라며 "교육 당국과 지자체 간 촘촘한 역할 수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원 교장은 유학프로그램 종료 후 지자체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 필요성도 제안했다. 도교육청은 농어촌 유학프로그램 운영 학교에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한 교육비를 지원한다. 하지만 각각 6개월, 1년간의 유학이 종료되면 지원이 끊긴다. 농어촌유학 교육이 연속되지 못하면서 영월군은 시골 학교들의 유학프로그램 등 학생 유치 사업에 별도 예산을 편성해 운영 중이다. 양양군도 군내에 연립 주택형 펜션을 유학생 숙소로 지정해 안정적인 주거지를 제공하며 유학생 유입을 돕고 있다.

횡성군은 학생 유입을 위한 유학센터를, 춘천시는 농가스테이형 숙소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하지만 원주는 농어촌 유학생을 위한 거주지 지원 등 별도의 지원책이 없어 학교가 발전기금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원지연 교장은 "마을 주민 모두가 학생과 학교의 소중함을 알고 협력해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며 "시골 학교의 폐교는 학교만이 아닌 그 지역의 문제인 만큼 지자체도 의지를 갖고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귀래중학교는 지난 1970년 개교 이래 2천79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몇 해 전 폐교 위기를 맞았으나 올해 신입생 7명이 입학하며 학생 수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