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청사

지난해 강원특별자치도는 강원특별법 3차 개정을 위해 70개 입법과제와 114개 조문 초안을 완성했다. 2차 개정까지는 규제혁신의 골격을 갖추는 데 주력했고, 3차 개정은 조세감면과 폐광·관광산업 활성화, 과학기술원 설립 등에 초첨을 맞췄다. 원주시가 제출한 14개 입법과제 중 7개 안도 포함됐다. 오는 5월 30일 제22대 국회가 개원하면 제1호 법안으로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비전 구체화
3차 개정안에는 강원도의 미래산업 글로벌도시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첨단산업 인프라 개선과 경쟁력 강화 ▷폐광지역 등 지역특화산업 ▷관광문화 산업 ▷농업·해양수산 ▷특화산업 육성을 위한 외국인 정책 등 70개 입법과제 중 29개가 이 분야에 속해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가 가장 많이 신경 쓴 것은 첨단산업 인프라 개선과 경쟁력 강화 분야였다.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구중심병원 등 바이오헬스산업을 육성하고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힘쓸 계획이다. 데이터 거점 조성은 물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일도 강원특별법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관광문화 산업을 진흥하고 폐광지역 내 특화산업도 육성한다. 외국인 체류 요건도 완화해 인구 유입과 투자촉진을 가속화 할 방침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도시 지정과 국제학교 설립 과제도 강원특별법 3차 개정안에 포함됐다. 대전 KAIST 같은 강원과학기술원을 설립해 첨단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할 것이라 했다. 지방세 세액 감면과 세율조정은 물론 공유재산에 관한 자치 재정권도 강화한다. 환경, 산림, 국방, 주민 생활, 균형발전 규제개선 보완, 주민불편 해소 과제도 이번 개정안에 포함됐다.

원주시, 14개 입법과제 건의…7개 반영
원주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과제 14개를 강원특별자치도에 건의했다. 이 중 7건의 입법과제가 특별법안에 수록됐는데

▷수질오염 총량제 규제 특례(오염총량관리제 지역개발 부하량 관리) ▷원주 국제학교 유치(글로벌교육도시 지정 및 국제학교 설립) ▷디지털헬스케어 기반 비대면 진료 특례(원격의료) ▷유치기업에 대한 지방세 특례 확대(자치 재정권) ▷데이터 통합 이용 활성화 특례(데이터 거점 조성 및 산업육성 ▷도시·군 기본계획 수립 의제(토지이용에 관한 구역 등의 지정권한 이양, 지구단위계획 수립기준 위임) ▷국립공원 내 행위 및 공원계획 특례(산림이용진흥지구 내 국립공원 규제완화)가 그것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헬스케어 기반 비대면 진료 특례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원주 디지털헬스케어 기업들은 매출 특수를 누릴 수 있었다. 원격의료 과제가 강원특별법으로 입법화되면 의료기기산업 육성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주시 이문희 미래전략팀장은 "원격의료 과제는 의료법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원주 의료기기 판매 활성화에도 큰 의미가 될 것"이라며 "감염병 확산 사태 때 반짝 특수가 항시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치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늘리는 한편, 데이터 통합 이용 활성화 과제도 강원특별법 최종안에 포함됐다. 

첨단산업 특례과제, 소폭 반영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입법과제가 소수 반영됐다는 점이다. 부론산단 등에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면 해당 과제가 포함되어야 하는데 잘 안된 것이다. 수질오염총량제 규제 특례만 최종안에 포함됐을 뿐 ▷물 환경규제 지역 한강수계기금 용도 확대 ▷기업혁신파크 조성 ▷배출시설 설치 제한 특례 등은 제외됐다. 

환경부가 '배출시설 설치 제한지역 해제'를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소기의 성과로 꼽힌다. 이문희 팀장은 "배출시설 설치 제한 규제는 1999년 문막에 특정 업체가 들어와 생겨난 것"이라며 "이미 해당 업체가 철수했고 배출·정화시설도 증설돼 지금은 필요없는 규제"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어 "환경부가 원주시 설득을 받아들여 배출시설 설치 제한지역 해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완고했던 입장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한편, 원강수 시장은 지난 4일 월례조회에서 "폐수 배출시설 설치 제한 때문에 부론국가산단이 안 된다는 것은 원주시가 계속할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대안 적지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