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어두운 경기침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을 비롯한 경제기관들이 실시한 각종 조사에서 이같이 나타난 것. 각종 수치가 회복세로 들어섰다는 신호다. 

한국은행 강원본부는 지난달 '2024년 2월 강원지역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내 189개 제조업체와 437개 비제조업체를 조사해 업황 현황과 전망을 알아본 것. 그 결과 지난 2월 제조업 업황 BSI(장기평균 60)는 63으로 전월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3월 업황 전망 BSI는 69로 전월 대비 9포인트나 올랐다. 이러한 기조는 비제조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월 중 업황 BSI(52)는 전월 대비 3포인트 하락했지만 3월 업황 전망 BSI(57)가 4포인트 상승한 것. 제조업과 비제조업 기업가들이 3월 업황은 개선될 것이라 내다봤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최근에 발표한 경기종합지수 결과도 긍정적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지난해 12월 기준)는 전월 대비 0.9%(104.7) 하락했다. 하지만 선행종합지수는 143.8로 0.4% 상승했다. 선행종합지수는 향후 4~5개월 내 경기변동의 단기예측에 활용되는 지표다.

강원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제조업 업황 실적은 전월 대비 9포인트 상승했다"며 "이 외에도 생활물가지수(3.3%), 신선식품지수(11.4%), 예금은행 예금액(4.8%), 전년 동월 대비 경제활동인구(0.9%), 취업자 수(1.4%)가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도 우상향하고 있다. 국토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강원지역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6.2였다. 이는 지난 11월 103.0, 12월 103.7에 이어 3개월 연속 상승한 수치였다.

같은 기간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 또한 109.0, 110.4, 113.2로 이동했으며 주택전세시장 소비심리지수도 101.1, 102.5, 103.2로 개선됐다. 전국 152개 지자체 6천680가구와 중개업소 2천338개소에 전화 조사한 결과였다. 원주지역 아파트 미분양도 지난해 10월 1천894호에서 12월 1천218호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사업경기전망은 아직도 어두운 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2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를 발표했는데 강원지역은 58.3을 기록했다. 전월 63.6 보다는 5.3포인트, 전년 동월과 비교해선 16.7포인트 낮은 수치였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비수도권은 사업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지역이 많다"며 "금리 인하와 더불어 실효성 있는 경기활성화 시행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2023년 연간 강원지역 경제 동향'에 따르면, 강원지역 광공업생산지수는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제일 높은 수치였다. 강원과 인천(0.2%)을 제외한 15개 시·도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지역경제가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광공업생산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품목은 의료기기였다. '의료, 정밀 광학기기 및 시계 품목'의 생산지수는 2022년 81(2020=10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113.4로 40% 향상됐다.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 생산도 7.4% 증가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0.5%에 그쳤다. 전국적으로 2.9%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부동산업(10.3%), 금융·보험업(2.4%) 성장이 두드러졌지만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2.5%), 운수·창고업(-0.1%)이 부진했다.

소매 판매는 고금리·고물가에도 불구하고 3.3% 증가를 기록했다. 대형마트 판매가 8.2% 감소했어도 슈퍼마켓·잡화점 및 편의점,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에서 10.8%, 4.1% 늘어 전체 수치를 견인했다. 건설수주액은 4조9천147억 원(잠정치)으로 2022년 6조9천735억 원과 비교해 크게 못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