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진료를 보다보면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듣는다. 복부 비만은 기본이고, 특히 피부 탄력이 저하되어 잔주름이 많이 생겼다던가 머리카락이 빠지고 가늘어져 머리 숱이 현저히 줄어든 분들도 많다. 이런 외적인 변화 뿐 아니라 감정기복이 심해지거나 우울감, 무가치함 등으로 마음의 병을 앓는 분들까지 갱년기 이후 몸과 마음의 건강상태가 개인에 따라 크게 차이나는 것을 보면, 여성에게 있어 갱년기가 중대한 변곡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4050 여성들이 모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대화의 주제는 바로 갱년기이다. 주로 갑작스런 호르몬 변화와 갱년기 증상으로 놀란 동생들을 이미 폐경을 맞은 언니들이 달래주는 양상이다. 그 와중에 갱년기 증상이 심하지 않은 여성들은 속으로 '다행이다' 하며 감사해하고, 아직 갱년기가 오지 않은 여성들은 두려워하며 언니들의 조언을 경청한다.

 그러나 사실 갱년기는 두려워할 존재가 아니다. 폐경을 향한 아주 자연스러운 변화이며, 초경과 마찬가지로 차분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신체의 변화이다. 갱년기라고 누구나 다 힘들게 지나는 것도 아니다. 그 차이는 어디에서 생기는 걸까? 바로 갱년기를 맞이할 때의 건강 상태이다. 뿌리 약한 나무가 폭풍우에 쉽게 쓰러지듯 건강관리가 안된 상태에서 갱년기를 맞이하면 여러 변화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받고, 회복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심한 경우 회복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갱년기를 맞이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이미 갱년기가 시작되면 늦었다. 갱년기가 오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갱년기가 시작되는 것은 48세이므로 최소 1∼2년전부터는 건강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건강관리라는 것은 별다를게 없다. 좋은 식품을 섭취하고, 건강에 해가 되는 식품을 멀리하며, 운동량을 늘리고, 수면의 질을 좋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삶의 최우선 순위가 나의 건강이 되어야만 한다. 일에 치이고 가족들 뒷바라지에 밀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뒤로 해서는 안된다. 내가 건강해야 가족도 있고, 일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