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甲은 乙로부터 아파트를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 체결 무렵 위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임차인 丙은 임대차계약기간 만료 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파트를 인도할 것이라고 하였는데, 잔금지급일 직전 丙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위 아파트에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하자, 실거주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한 甲은 乙에게 잔금 지급을 하지 않았고, 乙은 이를 이유로 계약의 해제를 주장하였다. 甲의 잔금지급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乙의 해제권 행사는 적법할까?

 (단, 위 매매계약상 '매도인은 잔금의 수령과 동시에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하여 등기절차에 협력하며 위 부동산의 인도일은 2021. 4. 22.로 한다'고 정하고 있고, 특약사항으로 '실제명도는 2021. 12. 6.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A.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계약의 형식과 내용, 계약이 체결된 동기와 경위, 계약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로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합니다.

 이 사건 매매계약의 경우 문언의 해석상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일은 2021. 12. 6.로 하되 임차인에 대한 이 사건 아파트의 반환청구권 양도에 의한 간접점유의 이전의무는 그보다 앞선 2021. 4. 22. 잔금지급,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과 함께 이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바, 이러한 해석은 완전한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의 성격이나 계약체결 당시 당사자 쌍방의 동기, 목적, 계약체결 경위, 매매계약서 작성관행,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부합합니다.

 한편 이 사건 매매계약상 매수인은 위 아파트의 현실인도의무보다 먼저 이행할 잔금지급의무를 부담하므로, 계약체결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임차인이 변심하여 잔금지급기일 직전에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것은 민법 제536조 제2항에서 정한 '선이행의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여 매수인이 선이행채무인 잔금지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가 되는 바, 판례는 이 사건의 경우 변심한 임차인의 갱신요구권 행사로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이 곤란한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고 매수인의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2023다269136).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위와 같은 사정변경이 매도인 乙의 해제권 행사시까지 해소되지 아니하였다면 甲의 잔금지금의무의 이행거절은 적법하고, 乙의 계약해제는 부적법한 것으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