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창사 이래 첫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진료비 심사는 물론 비급여 항목의 적정성 평가 등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다. 원주에 들어서는 NHN클라우드, 휴림그룹컨소시엄, 메가데이터코리아, 원주IDC 데이터센터와 더불어 데이터산업 허브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심평원 데이터센터는 내년 10월 가동이 목표다. 원주혁신도시 제2사옥 2·3층에 들어서는 데 3천190㎡ 규모다. 서버가 탑재되는 렉(데이터서버 한 개 공간) 수는 500개로 확정됐다. 내진과 공조 등 안전성을 강화해 안정적인 데이터 운용이 기대된다. 

전산실(ICT) 수용공간과 전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데이터센터 증설이 시급했다. 현 전산실은 데이터센터 전용 공간이 아니다 보니 안전성 이슈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16년에는 냉각장치 고장 등으로 정보시스템이 모두 정지된 바 있다. 여기에 IT 장비도 꽉 들어차면서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새 데이터센터는 기존 전산실 대비 면적과 렉 등이 2배 이상 늘어난다. 단일 IT 사업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480억 원을 투입한다. 현재 심평원이 운영하는 국민 의료 데이터는 약 3조 건에 달한다. 

민간 데이터센터와 산업 생태계 이룰 듯
이로써 원주엔 민간데이터센터 4곳과 2곳의 공공데이터센터가 운영될 전망이다. 민간데이터센터는 NHN클라우드와 휴림그룹컨소시엄, 메가데이터코리아, 원주IDC가 추진하고 있다. 공공데이터센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고 있고 심평원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이 가능하다.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가공한 민간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데이터 유지관리 인력은 물론 서비스 공급 인력까지 수백여 명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원주시 관계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대한적십자사 등의 혁신도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원주시, 원주연세세브란스기독병원,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가 보유한 자체 데이터를 클라우드센터에서 통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가지고 원주만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 부족 우려에 "원주는 충분" 
데이터센터 산업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원주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를 보더라도 80㎿급, 99㎿급 등 최대 규모다. 심평원 데이터센터는 이보다 훨씬 적은 양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어찌 됐든 수백 메가와트 분량의 전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한전과의 협조로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시의회 임시회에서 원주시 이병철 경제국장은 "2026년, 평창에서 가평으로 가는 전기를 비롯해 제천에서 부론을 거쳐서 수도권으로 가는 전력도 2028년까지 확보할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물론 삼성반도체가 와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원주시는 한국전력공사 강원본부와 '대규모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구 40만 명 이상을 목표로 한 도시계획과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기반 마련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