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찬성 도의원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오늘날 강원의 인구소멸을 늦추며 국가 지방 균형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당시 국회에서도 제기된 지방의 저출산 고령화 문제와 서울, 수도권 중심의 인구 쏠림 현상은 체감상 그리 큰 현실감이 없었을 때이지만, 당시 정부의 위기의식은 전국 10개의 혁신도시를 건설하며 불씨가 점점 작아져 소멸하고만 있던 지방에 희망의 새바람을 넣어주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산(産)·학(學)·연(硏)·관(官)이 서로 협력하여 지역의 성장거점 지역에 조성되는 미래형 도시, 혁신·기업도시의 계획이 없었다면 오늘의 강원특별자치도는 원동력을 잃어 100만 이하의 광역지자체가 되어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러한 밑거름으로 강원의 번영과 인구 유입, 도시의 확장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초 계획부터 약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큰 축 아래, 몇 해 전부터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요구와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우리 강원특별자치도와 18개 시·군 또한 인구소멸과 균형발전에 대비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시점이다. 이전 공공기관의 기반으로 만들어진 강원혁신도시는 ‘원주의 혁신도시’가 아닌 엄연한 ‘강원의 혁신도시’이다. 아직 정주여건 개선에 있어 교육과 상권 활성화를 비롯한 여러 개선점이 있지만 이 중 이전 공공기관 직원 이주 정착민들의 안타까운 상황과 앞으로의 대처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지난 2020년 강원 혁신도시의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을 위해 ‘강원혁신도시발전지원센터’를 출범시켰다. 이를 위한 근거로 자치법규 「강원특별자치도 혁신도시 발전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지난 2019년 3월 제정해 시행에 들어갔으며, 본 조례 제3조에는 ‘강원혁신도시발전지원센터’의 고유 사업 9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입주 기관과 이전공공기관 소속 직원 및 지역주민의 정주환경 개선 지원사업’을 주요 목적 사업 중 하나로 명시하고 있지만, ‘혁신도시발전지원센터’의 정주 환경 개선 지원사업은 형식적인 수준에 별다른 성과 없이 겉돌고만 있다.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예시 들어 쉽게 설명하자면, 서울에 거주하다가 많은 고민 끝에, 학업 중인 아이들의 전학까지 무릅쓰며, 가족들과 강원혁신도시로 이주를 한 공공기관 직원들은, 막상 외로움과 부족한 문화 인프라로 인해 우울증을 비롯한 매우 답답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친구도 없고, 즐길 수 있는 여가 문화 공간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금 거주하는 곳보다 더욱 열악한 곳에 가서 살라고 하면 선뜻 가족을 데리고 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점점 좋아지는 교통을 활용해 수고스럽지만 서울에서 매일 출퇴근을 선택하지 않을까? 이러한 현실 앞에 더 이상 강원도와 혁신도시로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편함을 감내하면서까지 이주를 결심한 정착민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이제 우리와 같은 강원의 도민이자 주민이고 이웃이다. 용기를 낸 그들에게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기본적인 지원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일하게 강원을 제외한 전국 9개의 혁신도시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기 위한 이주 정착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자치도는 예외적으로 사업 자체를 처음부터 도입하지 않은 유일한 지역으로 지적받고 있으며, 이는 전국의 혁신도시들과 형평성에도 어긋나며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 타 지자체와 비교해 경쟁력 또한 떨어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 어느 공공기관이 강원으로의 2차 이전을 희망한단 말인가?

인구 증가를 위한 시책은 강원도정의 제1순위 과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이미 시작한 9개의 혁신도시의 성패 사례 또한 존재하기에, 더욱 보완하여 시대에 맞는 문화생활 유도와 지역 상권의 수공예 공방 및 스포츠 여가 부분 등을 활용한 ‘주민 만남 프로젝트’ ‘친구 만들기’ ‘우리동네 어울림 프로젝트’ 등 유연함을 공존한 프로젝트성 지원 정책을 발굴하고 정주 환경 개선 및 지원사업 확대를 통해 전입 인구 확대를 도모해야 한다는 제언과 함께,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주민 정착 지원사업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