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시는 단구공원 열린광장에 운곡 원천석 선생 인물상을 건립하고, 2020년 7월 제막식을 했다.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은 원주시가 전국 최초로 시작했다. 지난 2002년 8월 시작돼 올해로 22년째 이어지고 있는 원주의 자랑이다. 1인 1계좌 월 1,004원을 기부하는 시민운동이다. 시민들이 부담 없이 참여해 모인 후원금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차상위계층을 돕는다.

작년까지 연인원 184만여 명이 모두 154억3천여만 원을 기부했다. 후원금으로 매월 차상위계층 370여 명에게 월 18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아이좋은 원주천사’ 사업도 하고 있다. 관내 저소득, 위기가정 아동·청소년에게 의료비, 학원비, 장학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원주시가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의 뜻을 기리고, 나눔 문화를 더욱 확산하기 위해 원주시립중앙도서관 옆 열린광장을 천사공원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지난 2018년 1월 조성된 단구공원 내 열린광장 면적은 1만1천500여㎡이다.

열린광장을 나눔의 발상지로 조성해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것이다. 열린광장에 천사운동 기념탑 건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원주시가 천사운동의 발상지임에도 천사운동에 관한 기념물이 없기 때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천사운동 기념탑을 건립해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현장에 천사운동 모금함을 설치해 나눔에 대한 시민의식을 고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사공원 변경 및 기념탑 건립과 함께 열린광장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편의시설 설치와 수목 식재도 검토하고 있다. 열린광장이 주거밀집지역과 인접해 있지만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그늘목도 적어 여름철에는 이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접근성이 좋은 만큼 편의시설을 갖추면 시민들의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한근 시의원이 대표발의한 ‘원주시 시민서로돕기 천사운동 지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5일 시의회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부터 천사운동 주간이 운영된다. 개정안은 원주시가 천사운동을 장려하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매년 10월 4일을 천사운동의 날로 정하고, 1주간을 천사운동 주간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또한, 천사운동 활성화에 기여한 공이 뚜렷한 개인, 기관, 단체 등에 원주시가 포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열린광장을 천사공원으로 변경하면 열린광장 내 운곡 원천석 선생 인물상 이전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원주시는 지역 역사인물 선양사업으로 지난 2020년 7월 원천석 선생 인물상을 건립했다. 6억 원을 투입해 6.8m 높이로 건립하고, 인물상 뒤에는 비로봉, 향로봉, 남대봉 등 치악산을 상징하는 조형물 3개를 설치했다.

그러나 원천석 선생 인물상이 천사공원 이미지와 부합하겠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행구동 원천석 선생 묘역 주변으로 이전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이곳에는 묘역을 중심으로 치악산 바람길숲인 운곡 바람길숲과 원주얼 교육관이 있으며, 맨발 걷기길인 운곡 바람길숲은 평일에도 이용객이 많다.

익명을 요구한 A 씨는 “천사공원으로 변경하고, 천사운동 기념탑을 건립할 경우 원천석 선생 인물상과의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운곡 바람길숲 인근으로 인물상을 옮기는 방안을 원주시에서 검토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