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원주시자원봉사청소년합창단(이하 청소년합창단)이 백운아트홀에서 원주시민들과 함께 하는 음악 여행을 떠났다. 지자체의 예산 지원을 받아 마련한 첫 정기연주회였다. 우리에겐 의미가 컸다. 원주시민들 앞에 공식적으로 첫 선을 보이는 자리기도, 그간의 오해(?)를 풀 수 있는 자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청소년합창단은 지난 2015년 창단됐다. 창단 후 원주다이내믹댄싱카니발 시민대합창 공연에 매년 참가하면서 이후 원주 백간문화제, 삼토문화 페스티벌, 노인복지관 등을 찾아다니며 공연해왔다. 창단 초기에는 불러주는 이, 알아주는 이가 없는데도 매주 금요일 열심히도 모였다. 부모들의 사비로 단복을 맞춰 입고 사비로 강사를 초청해 노래를 배우며 자급자족의 활동을 이어온 셈이다. 몇 해를 반복했더니 소리도 못 내던 아이들의 입에서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후 합창단에게도 간간히 러브콜이 들어왔다.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념 G-100일 축하공연'에 초청되는가 하면 이듬해에는 '고성 DMZ 팝 아트 페스티벌' 무대에도 섰다. 이후로도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7주년 기념행사, 서울 궁중문화축전 개막전, 인천국제공항 전통문화 협약식 등에 초청되고 지난 2022년에는 정선 아리랑제, 서울 웰컴 대학로 페스티벌에도 초청받아 공연했다. 모두 지인들의 '이끌어줌' 덕분이었다. 반갑게도 지난 2022년에는 강원소방동요제에서 최우수상을, 지난해에는 원주에브리씽페스티벌에서 대상 수상의 기쁨을 맛보았다.

다양한 무대를 경험하며 아이들은 쑥쑥 성장했지만 아직까지도 원주에서는 청소년합창단을 모르는 시민들이 더 많다.

명칭이 ‘원주시자원봉사청소년합창단’이라 시 예산 지원을 받는 단체인 줄로 오인하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분들도 많다. 시에서 단복도 맞춰주고 차량도 지원하는 줄로 오해한다. 전혀 아니다. 원주시자원봉사청소년합창단은 학부모들의 자비로 운영되는 지극히 사적인 단체로 부모들의 회비에 기대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타 지역에서 활동해오며 ‘원주의 홍보대사’라는 스스로의 책임감도 있었다. 그리고 가는 곳마다 원주시자원봉사청소년합창단 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의 고귀한 합창으로 우리의 고장 원주를 알려왔다고 자부한다.

다행히도 이제 조금씩 지역에서도 우리 합창단을 알아봐주고 초청해주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지난달 처음으로 합창단은 강원도와 원주시의 지원을 받아 첫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창단 9년만의 경사였다. 여러 분들이 도움을 주셨고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바라기는 원주시자원봉사청소년합창단이 이름처럼 '원주에서', '자원봉사의 마음'으로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면 좋겠다. 순수한 아이들의 목소리로 곳곳에 감동과 울림을 주자는 합창단의 목적이 멀리 있는 다른 동네보다 앞서 우리 지역에서 더 많이 실현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