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와 미국 로아노크 시가 국제 자매도시 결연을 맺은 지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1964년 제5대 한동석 원주시장이 로아노크 시와 자매결연을 공식 신청, 같은 해 로아노크 시의회가 안건을 의결, 공표하며 두 도시의 인연이 시작됐다. 앞서 이들의 자매결연에는 당시 기독병원 의사이자 선교사들의 숨은 공이 컸다. 1957년 로아노크 제퍼슨 병원의 레지던트였던 김영우 박사. 그가 두 도시의 자매도시를 최초 제안했고 이듬해 귀국해 1963년 원주기독병원장으로 취임하며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그리고 1964년 5월 원주시-로아노크 시의 자매결연이 확정됐다. 이후 60년간 양 도시는 사람과 문화, 지역의 역사를 공유하며 돈독한 자매도시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본격적인 교류의 확장

자매결연 이후 원주시는 1966년을 기점으로 매년 자매 시 결연을 기념해오고 있다. 지난 십수 년간 테일러(Roanoke Taylor) 시장을 비롯해 이후 취임한 바워즈(David Allen Bowers)시장, 경제부 행정관과 로아노크시 대학 총장, 교수 등이 원주시 행사에 참여하며 우호적 관계를 맺어왔다. 양 도시는 정기적인 교류 방문을 통해 각 도시의 문화, 교육을 배우고 이해해 왔다. 더불어 두 도시는 각 지역에 상대 도시를 상징하는 공간 및 조형물 등을 조성하며 자매도시 의미를 더해왔다. 1982년. 로아노크 시는 220번 도로 5OOm를 '원주로'로 명명하고 시청 중앙로비에 '원주시 전시관'을 개관했다. 이에 화답해 원주시는 지난 1993년 봉산동 원주천 둔치를 '로아노크 광장'으로 명하는가 하면 1996년 단계동 청소년수련관에 '로아노크 자료전시관'을 설치해 자매 시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이후에도 2007년 로아노크 시 대표단이 원주 신청사 준공식에, 이듬해 원주시는 로아노크시 미술관 개관식에 참석해 서로 축하하며 관계를 지속해왔다.

△인적자원 교류

1990년대부터는 본격적인 교육 교류가 시작됐다. 1986년 조성운 원주시장과 로아노크 시 테일러 시장이 '젊은 세대교류'에 뜻을 모으며 그해 원주지역 중학생 11명이 로아노크 시를 첫 방문해 로아노크 시 학교 교육을 참관했다. 이후 1995년 원주고와 패트릭 헨리고교가 자매 결연을 맺었고 2004년 10월 두 도시 간 '학생교류합의서'가 작성돼 지역 중학생들의 미국 연수 기반이 다져지기 시작했다. 

 

합의에 따라 원주지역 학생 방문단은 로아노크 시 홈스테이 가족과 3주간 현지에서 생활하며 문화체험은 물론 하루 4시간씩 영어 수업도 제공받았다. 양 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자는 취지였다. 2005~2016년까지 연수에 참여한 학생은 108명. 이후 학생 교류는 양 도시 대학의 교환교수 형태로 확장됐고 2010년에는 연세대 원주의과대학과 로아노크 시 버지니아텍 카릴리온 의과대학의 학생 및 교직원 교류 협약이 맺어지기도 했다. 특히 자매도시 결연 후 Miss Anne Somers Bailey 패트릭 헨리 고등학교 교사는 원주의 불우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300불을 기탁해 자매 시 관계에 의미를 더했다. 여교사는 이후로도 1천 불이 넘는 장학금을 원주에 기탁하는 등 불우 학생들의 교육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문화·예술 교류

2000년대 들어서면서 양 도시는 문화·예술로 교류를 확장했다. 지난 2013년 로아노크 시 광장에서는 사물놀이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전까지 로아노크 시 최대 축제 중 하나이자 70여 개국의 예술을 선보이는 '로컬 컬러즈(local colors)'에 한국 공연은 없었다. 2011년 원주시 대표단 방문에서 한국 공연에 대한 제안이 있었고 이후 원주매지농악보존회가 로컬 컬러즈에 참가해 신명 나는 사물놀이를 선보이게 됐다. 당시 공연은 로아노크 시 신문 등 매체에 보도되며 한국전통문화의 독창성을 널리 알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2015년에는 데이빗 알렌 바워즈(David Allen Bowers) 시장 등 로아노크 시 대표단이 원주다이내믹 댄싱 카니발 일정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로아노크 대학교 연구진들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강원감영, 초기 의료 선교지 등을 방문하며 원주의 문화 예술 탐방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로아노크 시 '타우만 미술관' 신디 피터슨 관장이 뮤지엄 산을 방문했다. 타우만 미술관은 지난 1951년 설립된 로아노크 시 대표 미술관으로 김만근 화백의 '고려청자' 등 작품 두 점이 전시 중이다. 원주시가 전달한 특산품도 빠지지 않고 전시하고 있다. 또 한글날·설날 행사 등을 꾸준히 개최해 로아노크 시민들에게 원주를 알리며 두 자매시의 가교역할을 해 온 곳이다. 타우만 미술관은 올해 60주년 기념 전시에서 OR코드가 찍힌 일명 '원주 지도'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로아노크 시에 원주를 알리고 향후 지역 예술인과의 작품 교류도 확장해간다는 구상이다. 원주시도 오는 5월 로아노크 시와의 자매결연 강화 협정을 통해 문화 교류를 넓혀갈 계획이다.

원주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통해 두 도시가 친목하고 동반 성장하는 관계를 유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주시는 자매 시 결연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월 16일~19일 로아노크 시를 방문한다. 원주시 대표단을 비롯해 케이팝, 전통 팀 등 지역 공연팀이 ‘로컬 컬러즈'에 참가할 예정이다. 

남미영 기자  onlyjh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