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입춘이 지나고 불어오는 훈풍이 봄의 문턱에 와 있는 듯하다. 우리 피부는 항상 절기보다 조금 더 먼저 변화를 일으킨다. 이 시기에 갑자기 찾아온 봄을 시샘하듯 얼굴에 울긋불긋한 발진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보통 여드름과 흡사하지만 전문적인 명칭은 주사 피부염이다.

 주사는 주로 코와 뺨 등 얼굴 중간 부위에 발생하는데 붉어진 얼굴과 혈관 확장이 주 증상이며 간혹 구진(1cm 미만 크기의 솟아오른 피부 병변), 농포(고름), 부종 등이 관찰되는 만성 질환이다.

 30~50대에서 가장 흔하고 여자에게 더 자주 발생하지만 심한 증상은 주로 남자에게 나타난다. 주사는 몇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데 발병 초기는 단지 얼굴에 붉은색을 띠는 증세가 나타나고 따갑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을 동반한 붉은 반점이 관찰되기도 하며 붉은 반점은 수시간에서 수일간 지속되기도 한다.

 시일이 지나면서 지속적인 붉은 반점과 모세혈관 확장 및 모낭의 염증성 구진, 고름 물집이 얼굴 중심부에 나타나며 얼굴의 모공이 두드러지게 관찰된다. 좀 더 진행되면 얼굴 전체로 염증성 병변이 발생하여 두피에도 병변이 생길 수 있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환자 대부분에서 열이나 다양한 자극에 대한 혈관 조절기능 이상이나 편두통이 많이 관찰된다는 점에서 혈관 운동기능 이상과 관련이 있다고 추측된다. 만성적인 햇빛 노출도 원인으로 생각되는데, 햇빛에 의해 진피의 교원섬유와 탄력섬유가 변성되어 혈관이 확장되고 홍조, 홍반 및 모세혈관 확장이 나타나며 진피 기질도 변성되어 섬유화가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검사는 필요하지 않으며 병변의 모양과 분포 양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가 어려우며 질병 시기와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바르는 약은 주로 0.75% 메트로니다졸을 많이 사용하며 이 외에 여드름 치료에 쓰이는 연고들이 사용되기도 하고, 곰팡이 질환의 치료에 쓰이는 이미다졸 계통의 약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먹는 약은 대개 테트라싸이클린 계통의 독시사이클린이나 미노사이클린 항생제를 사용한다.

 내복약은 최소 6개월 이상 장기복용이 필요하다. 염증이 심해서 여드름과 비슷한 뾰루지 같은 것들이 많이 생기면 이소트레티노인이라는 피지 조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외 레이저 치료를 통해 모세혈관 확장에 의한 홍조를 치료할 수 있다. 예방방법은 자극성이 강한 음식을 피하며 과도한 음주,스트레스, 스테로이드 연고 장기간 사용 등을 피해야 한다.

김상동 닥터스킨피부과 원장/ 피부과전문의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