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나온 것.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에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5% 상승한 114.48을 기록했다. 농·축·수산물은 4.9%, 공업제품은 1.4%, 서비스물가는 2.8% 오른 것. 지난해 두 자릿수 오름세를 기록했던 전기료(4.3%), 도시가스(5.1%) 물가도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 또한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에 그쳤다. 식품은 4.3% 상승했지만 식품 이외 물가는 1.7% 상승에 그쳐 전반적으로 2% 물가 오름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 수준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사)원주소비자시민모임이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물가를 조사했는데 33개 중 19개 품목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단감(79.71%), 사과(73.38%), 대파(62.36%), 배(55.05%), 시금치(43.41%), 배추(36.78%), 찹쌀(33.79%), 밤(24.9%), 고사리(12.57%), 산자(11.94%), 도라지(11.72%) 등은 두 자릿수 이상의 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사)원주소비자시민모임 관계자는 "단감, 사과, 배는 기상재해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가격이 강세 추이를 보였다"며 "33개 품목 중 19개 품목은 물가가 상승했고 14개만이 물가 하락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에너지물가가 한 자리 대로 떨어졌지만 소비자들은 이마저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작년에 큰 폭으로 올랐는데 올해도 물가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1월 전기료는 2022년 1월 대비 29.5% 상승했고 도시가스도 33.2% 올랐다. 

상황이 이러하자 소비자들은 씀씀이를 줄이고 있다. 강원지방통계지청이 내놓은 강원 산업활동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대형소배점 판매액지수는 98.5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7.1%나 하락한 수치였다.

대형마트 판매액지수 또한 전년 대비 5%나 감소했다. 강원지방통계지청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신발·가방, 의복, 음식료품 등의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소비자물가는 유가를 중심으로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해 9월 93달러에서 작년 말 77.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82달러를 넘어섰다. 과일 가격 역시 상반기까지는 지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월에는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물가 상승률이 다시 오름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반기까지는 3% 안팎의 상승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