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제조업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강원도 제조업에서 원주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 이에 반면 도내 다른 도시들은 제조업 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원주 제조업이 강원도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6%였다. 그런데 지난 2021년에는 31.3%로 5.3%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춘천은 6.8%에서 12.9%로 상향됐고, 동해 또한 3.8%에서 11.9%로 상향됐다. 이러한 현상은 의약품, 식료품, 화장품 등을 위시한 바이오산업이 지난 10년간 13.9%, 8.7%, 7.2% 성장했기 때문이다.

춘천 등이 신산업을 육성하며 이룩한 결과들이 제조업 부가가치 수치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원주도 의료기기산업이 4.6% 성장하며 강원도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지만, 춘천이나 동해의 주력산업 성장세에는 미치지 못했다. 

원주의 부진은 신산업 성장 동력 찾기에 미흡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주력산업이라 할 수 있는 의료기기는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줄고 있다. 2014년에는 의료기기 생산액이 전국 12.4%를 기록했는데 2021년에는 6.0%로 반토막났다.

수출 비중도 17.3%에서 7.6%로 쪼그라들었다. 강원특별자치도와 원주시가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을 육성하고 있지만, 몇몇 업체를 제외하곤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산업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13년만 해도 종업원 10인 이상 기업이 47개나 있었지만 2020년에는 32개로 15개 업체가 폐업·이전했다. 기업체가 없어지니 종업원도 대폭 감소했다. 2013년(3천899명)에는 4천 명에 육박하는 근로자가 원주에서 근무했는데 지금(2020년)은 3천 명 선이 무너져 2천779명이 종사하고 있다. 도내 제조업 성장을 견인하는 원주가 저조한 성적을 보이니 강원지역 제조업 생산성(2021년)은 2011년 수준에 머물러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지난달 발표한 '강원지역 제조업 생산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선 주력 제조업의 생산거점인 울산, 전남, 충남, 경기 순으로 생산성이 높았다. 강원지역은 17개 시도 중 14위에 불과했다. 도내 제조업 생산성은 2016년 이후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2011년 수준에 머물러있는 상태다.

한국은행은 원주 지역 생산성 향을 위해 첨단산업 육성을 촉진하고 기업 지원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김동욱 과장은 "지역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를 늘리거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주력해야 하고 정책당국은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기업 지원정책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