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들을 위한 '보훈의료 위탁병원 지정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주에서는 위탁병원을 대폭 확대하거나 지역 전체 의료기관이 위탁병원의 기능을 하도록 제도 폐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강원서부보훈지청과 원주시보훈단체협의회는 지난 16일 원주시 보훈회관에서 '2024 보훈사업 시책설명회'를 했다. 광복회·전몰군경유족회 등 10개 보훈단체가 참석한 가운데 협회는 보훈의료 위탁병원 운영 한계를 지적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 국가보훈관계법령에 따라 전국 702개 병원(올해 1월 기준)을 보훈의료 위탁병원으로 지정, 운영 중이다. 보훈대상자들이 광역시 위주로 설치된 보훈병원까지 가지 않고 주거지 인근 위탁병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원주에는 현대중앙병원, 바른요양병원, 원주연세의원, 손경수 내과, 연세메디하임병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등 6개 병원이 운영 중이다. 하지만 협의회에 따르면 이들 병원이 각각 문막읍, 흥업·판부면 등 도심 외곽에 위치해 이용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진료 과목도 내과·정형외과 등으로 한정돼 빈번한 치료를 요하는 백내장, 틀니 등 노인성 질환 대응에 한계가 있다. 이 같은 한계는 3차 병원에서 해결이 가능하지만 이 또한 예약 후 진료까지 수개월이 소요돼 필요 시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에 협의회는 보훈 위탁병원을 지리적 여건이 용이한 병·의원으로 대폭 확대하거나 지역 전체 의료기관에서 보훈의료 혜택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승은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 원주시지회장은 "보훈위탁병원이 운영 중이지만 실정과 맞지 않아 고령자들이 의료혜택을 받는 데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며 "국가유공자 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어느 병원에서나 진료비 감면 등 보훈대상자 의료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 내 보훈대상자는 약 5천400여 명으로 이들은 위탁병원 진료 시 본인부담금 70% 감면 또는 진료비 전액 등을 지원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