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쌀 브랜드는 '토토미'(土土米)다. 흙 토(土)가 겹치는 11월(十一) 11일(十一)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것에 착안한 이름이다. 인간과 흙이 떨어질 수 없다는 철학을 담은 고품질 쌀 브랜드다.

2003년 12월 22일에 정식 출시됐다. 인근 도시 쌀과 견주어 손색없는 쌀을 생산함에도, 대표 브랜드가 없어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만들었다. 토토미 브랜드 출시는 원주 내부의 쌀 판매 경쟁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같은 상표를 쓰면서도 품종은 제각각이었다. 어떤 지역은 조생종 품종을 사용했고 다른 지역은 중만생종 볍씨를 썼다. 재배환경, 관리상태도 천차만별이라 미질, 가격이 따로따로일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포장지엔 '토토미'란 브랜드명을 사용했는데 어떤 쌀은 윤기가 흐르고 찰졌지만, 다른 쌀은 수분기가 적어 푸석하고 밥맛이 없었다. 이름만 통합했지 품질경쟁력은 갖추지 못해 원주시민들조차도 불만을 표시하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원주 6개 농협은 미곡처리장 통합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조합공동법인을 만들어 품종을 단일화하고 가격을 통일하자는 것이었다. 2009년부터 개별 농협에서 통합 주장이 일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문막농협과 옛 호저농산이 RPC(미곡처리장) 통합에 합의했다. 하지만 쌀을 수매하는 원주 6개 농협이 이해를 달리해 십수 년 동안 통합에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지난해 6월 남원주·문막·원주·소초·신림·판부농협 조합장들이 미곡처리장 통합에 합의한 후, 6개월여 만에 조합원들도 찬성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6개 농협은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미곡처리장 통합 안건을 이같이 의결했다.

원주 모 농협 관계자는 "특정 농협 조합원들이 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질까 걱정했는데 무난히 통과됐다"며 "통합 법인 찬성뿐만 아니라 출자 동의도 흔쾌히 이뤄졌다"고 말했다. 

농협마다 조합원으로부터 동의를 얻었기에 조만간 조합공동법인이 설립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열린 '원주시농협쌀조합공동법인 통합 사업계획 초안 설명회'에선 농협중앙회 자문을 거쳐 농협별로 출자안을 의결하기로 했었다.

이 과정이 완료되면 발기인총회(창립총회)를 열기로 했는데 일정상 다음 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6개 농협은 발기인총회가 끝나면 농림축산식품부에 조공법인 설립인가를 신청, 9월경 정식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편, 지역농협들은 시설투자와 운영비를 포함, 312억 원 규모로 통합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현물과 현금을 합한 출자 예상비율은 문막농협이 가장 크고 원주농협, 남원주농협, 판부농협, 소초농협, 신림농협 순으로 높다.

이 때문에 앞으로 설립될 조합공동법인은 문막농협 주도로 운영될 것으로 판단된다. 조합공동법인이 세워지면 각 농협이 직원을 파견해 사업을 운영한다. 법인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9인의 이사와 한 명의 감사가 운영하게 된다.

각 농협 조합장은 이사직으로 참여하고 농협중앙회 원주시지부장, 원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이 사외이사를 맡을 예정이다. 대표이사와 감사는 농협 내부 인물 중에서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