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의회 운영위원회가 지난주 권아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원주시의회 토론회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부결 시켰다. 이 조례안은 원주시의회가 개최하는 토론회에 대한 운영 규정을 담은 것으로, 토론회 개최에 따른 비용을 지원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원주시의회는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는 수시로 개최했지만 지역 현안에 대한 토론회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유는 토론회를 위해 전문가 등을 초청할 경우 이에 대한 사례를 지급할 수 있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의된 토론회 운영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면 지역 현안이 있을 때마다 토론회가 열리는 원주시의회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조례 제정이 무산된 것은 아쉬움이 크다.

 또한, 이번 조례 제정에 관심를 가졌던 것은 원주시의회가 원주의 성숙한 토론문화를 만드는데 앞장서 주길 기대했었기 때문이다. 토론은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도 토론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데서 기인한다. 그런점에서 원주시의회에서 토론회가 활발히 열리면 원주시의회를 한단계 격상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토론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말하며 논의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어떤 주제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관철 시키기 위해 자기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는 논리는 뒷전이고 정파적 이익에만 몰두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기에 정상적인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대부분의 토론회가 설득해야 할 청중이 없다 보니 논리적인 주장을 펼쳐야 할 필요성을 찾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성숙한 토론이 이루어지려면 토론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당신의 입장은 이해한다"는 공감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정치는 자신의 편이 아니면 일단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제대로 된 토론은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며, 합리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도출해 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회발전에 매우 유익한 도구이다.

 따라서 원주시의회가 의회는 물론 지역사회의 성숙한 토론문화를 만들기 위해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 지역 내에서 토론문화 향상을 주도적으로 끌고갈 마땅한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시의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이런저런 지역의제를 놓고 수시로 토론회가 열리는 모습을 기대한다. 토론회는 공부하는 시의회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해당 사안에 대한 충분한 공부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단체장 등 원주의 여론주도층을 수시로 초청해 지역의제를 놓고 토론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시의회 토론회 운영을 위한 조례는 부결돼 시의회 자체적으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토론문화 활성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