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에 큰불이 난 지도 만 5년이 지났다. 화재 초기에는 보수보강과 재축을 논의하며 희망을 품고 원주시와 화재피해 상인들 간의 만남도 있었고, 그 후로도 1년에 몇 차례씩 관계자와 상가 복원을 위한 만남을 가져왔지만, 결과는 늘 원점으로 돌아왔다.

가장 큰 이유는 사유재산이어서 지원이 불가하다는 법 조항. 누군가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을 바라고 상인들이 노력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재축을 위하여 여러 방법을 논의하고 그 과정에서 상인들의 동의와 호응을 끌어내기도 했고, 자체 보수보강을 위하여 수많은 과정을 거치며 가능성과 타당성있는 구역별 분담금 책정으로 상인들의 호응을 받아 사업진행도 했다.

진행 과정에서 희망이 보이는 듯했지만 복도나 천장 등의 공동구역 보수, 전기·소방·통신 등 보수에 지원이 불가하다는 통보로 사업이 중단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그 당시 분담금이 많게는 1억을 넘기는 곳도 있었는데 공용부분과 전기·소방·통신 등이 포함되면 사업비가 5배 가까이 증액된다고 하니 영세 상인들의 능력으로는 감당 불가라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필자의 상가도 구조물 보수에 5~6천만 원이 책정되었고 여기에 상가 섀시, 전기, 바닥, 천장 등의 공사를 하면 1억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여기에 5배의 경비가 추가된다고 하니 진행이 힘들게 된 것이다.

이런 와중에 시장 중앙통로 아케이드 설치와 3개 동(화재동 1개 제외) 복도 정비, 전선 정비, 통신 정비 공사로 수십억 원이 지원되었음을 들었을 때는 같은 시장의 일원으로서 소외되고 있다는 서러움마저 들었다. 왜 화재 상가는 공용시설 보수도 지원해 주지 못하는 걸까?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법이라는 제도에 막혀 5년이 지나도록 삶의 터전을 잃은 우리 화재 상가 상인들은 시간제 아르바이트, 주유소 일, 주차장 일 등을 찾아다니며 오늘도 거리를 헤매고 있다.

지인들을 만나면 욕심 그만 부리고 얼른 상가를 복구하라고 한다. 우리가 필요 이상의 욕심을 부린다거나 많은 보험금을 타려고 보수를 안 한다고도 한다. 이런 말은 상가를 잃어 힘겨운 우리에게 2차·3차의 아픔을 준다. 그간의 여러 상황을 건건이 설명하기도 힘들어 사람을 꺼리는 마음의 병까지 생겼다.

작년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이 사태를 해결하고자 원주시에서 2층을 매입하여 공동으로 보수보강하는 고마운 안건이 제시되었다 추경 예산을 들여서라도 도와주겠다고 했다. 시장 보수를 위한 마지막 방법이라면서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추경 편성 기일이 지나 작년에 시작하지 못했다. 대신 올해에 다시 추진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는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올해에는 이 안건이 시의회를 통과하여 5년 넘게 미루어온 화재 상가 복원이 꼭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이, 이웃 누군가의 실수 한 번으로 5년 넘도록 힘든 생활고에 시달리며 눈물 흘리는 우리의 희망이 올해에는 꼭 이루어지기를……. 시장 안에서 장사하시는 분들 모두 말씀하신다. 시장의 얼굴인 입구를 시커멓게 두고 있어서인지 손님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중앙시장 전체를 위해서도 화재 상가는 꼭 재개장 되어야 한다. 검게 그을린 건물 구조막에 가려진 시장은 시민에게도 상인에게도 모두 아픔이다.

원강수 시장님의 구도심 재활을 위한 관심과 원주 시민의 응원 그리고 원주시 관계자들과 시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있다면 올해에는 깨끗하게 복원된 원주 중앙시장의 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 청룡의 해 2024년을 맞이하며 간절히 정말 간절히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