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에 이어 올해도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 기피 현상과 맞물려 전·월세 주택을 찾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대출 부담도 적어 전·월세 선호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원주혁신도시 J아파트(105㎡, 8층)의 전셋값은 3억3천만 원이었다. 이는 2년 전 2억6천250만 원보다 6천750만 원 상승한 가격이다. 기업도시 L아파트(85A㎡)도 지난해 6월엔 1억1천만 원(12층, 최저가)이면 전세를 얻을 수 있었다. 작년 말엔 최소 1억5천만 원(6층)을 줘야 전세 계약이 가능했다.

전세보증금 상승 추이는 통계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원주시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억3천891만8천 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엔 1억4천425만3천 원으로 반년 새 533만5천 원이 올랐다.

월세 오름세는 2020년부터 시작됐다. 아파트 평균 월세가 2020년 1월(47만5천 원)부터 지속 상승해 지난해 말엔 57만5천 원까지 치달았던 것. 단순 비교하면 10만 원(21.1%) 오른 셈이지만 일부 아파트는 종전 월세 가격의 80%나 상승한 곳도 있었다. 

이처럼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예전처럼 가파르게 오르지 않고,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거래를 꺼리고 있는 것.

최경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원주시지회장은 "원주에 신축 아파트 공급이 많다 보니 집을 사도 세입자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새 아파트를 전·월세로 돌리지 못하면 구매자 부담이 커져 매매를 기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의하면 올해 원주시 입주 예정아파트는 총 2천475세대다. 원주기업도시 EGthe1과 남원주역세권 호반써밋, 초혁신도시유보라마크브릿지가 5월, 7월, 12월에 입주를 개시한다.

내년 입주 물량은 올해의 5배가 넘는다. 힐스테이트원주레스티지를 필두로 7개 단지가 입주를 시작하는데 그 규모만 5천329세대나 된다. 무턱대고 아파트를 사들였다가는 세입자를 못 구해 대출 상환 압박에 처할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니 아파트 전·월세 보증금은 지속 상승하고 있다. 평균 전세보증금은 지난해 6월부터 지속, 아파트 월세 보증금은 2022년 대비 2023년 60만 원가량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낮아지고, DSR 규제 등이 완화되어야 주택 매매 수요가 살아나리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