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배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설 차례상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비 10%가량 차례상 물가가 올랐기 때문. 과일 외에도 나물류·채소류 가격이 크게 뛰었다.

과일류 가격은 생산량 감소로 가격이 상승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재배면적이 늘고 생육환경이 좋아 가격이 저렴했다. 하지만 잦은 강우와 병해충, 냉해 등으로 작년엔 가격이 급등했다. 실제로 사과 부사(3개) 가격은 지난해 1만500원에 거래됐으나 올해는 1만5천 원을 줘야 살 수 있다. 배(신고, 3개)도 작년 1만2천 원에서 올해 1만3천500원으로 상승했다. 

사과, 배 가격이 내릴 기미가 안 보이자 다른 과일로 수요가 몰렸다. 명절 과일 선물세트에서 한자리를 차지하는 샤인머스켓이나 만감류 수요가 많아진 것. 특정 품목의 가격 상승이 과일류 전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견과류와 나물류, 채소류 가격도 오르긴 마찬가지다. 채소류는 최근 들이닥친 강력 한파로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견과류 또한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전 품목 가격이 상승했다. 축산물은 매년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는데 올해도 역시나 가격 오름이 가팔랐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 이후 오른 사룟값과 유가 급등으로 생산비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28만1천 원, 대형마트 38만 원이었다. 차례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일류, 견과류, 채소류 가격이 20%가량 올라 이에 따른 상차림 비용도 전통시장은 8.9%, 대형마트는 5.8% 상승했다. 

한국물가정보원 이동훈 팀장은 "보통 그해의 작황에 따라 품목별로 가격이 오르내리기 마련인데, 올해는 일부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이례적으로 품목 전체가 오른 양상"이라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을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