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지역 병설유치원 지도. 원주교육지원청 청사 반경 2㎞ 내 위치한 11개의 병설유치원 원아 충원률은 평균 53%이다.

강원도특별자치도교육청이 원주교육지원청을 옛 학성초등학교 부지로 이전하면서 현 청사 활용 방안으로 제안한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안에 대해 강원도사립유치원연합회(회장: 현각 스님)와 일부 학부모들이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도사립유치원연합회는 현 청사에 반경 2㎞ 이내의 공립 병설유치원을 통합해 14학급 242명 정원 규모로 추진하는 단설유치원 설립에 대해 청사 부지는 구도심으로 유아가 급격히 소멸되어가는 지역임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원주교육지원청 인근 11개 병설유치원 원아 충원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53%였다. 청사와 가장 가까운 교동초 병설유치원의 충원률은 38.88%로 정원 36명 중 14명이 재원하는 상황인 만큼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단설유치원을 설립한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규 설립 예정인 단설유치원의 반경 2㎞는 기존 운영중인 학성유치원, 무실빛유치원의 반경 2㎞와 대부분 중첩되는 지역으로 설립 당위성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축 아파트 입주로 원아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기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단설유치원 설립 추진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를 반대하는 학부모들 역시 인근 병설유치원 등을 통합한다면 집 근처에서 원아를 통학하다가 원거리로 보내야 하는 불편함을 호소했다. 친구들과 같은 초등학교 학군을 생각한다면 단설유치원을 설립한다고 무조건 옮기진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혁신도시 내 반곡별 단설유치원 설립 당시, 단구동 인근 병설유치원이 학부모의 극심한 반대로 그대로 존치된 채 단설유치원이 설립된 사례를 본다면 이번 단설유치원 설립 역시 같은 수순을 밟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사립유치원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현각 스님은 "유아 수가 급감하면서 기존 국·공·사립유치원 대부분이 정원 미달인 상황에서 교육지원청 이전을 위한 활용방안으로 또 다시 단설유치원을 설립한다는 것은 기존 교육기관의 존폐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국민의 혈세로 더 많은 유아가 혜택 받을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사립유치원연합회는 현 청사의 새로운 활용 방안으로 유아 전용 체육복합시설, 유아 전용 방과후 돌봄교실, 유아 전용 공연장 및 박물관 등을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단설유치원 추진 반대 서명서를 지난달 교육부에 전달했다. 서명서는 사립유치원연합회를 포함해 시민단체, 학부모 연대 등 7천512명이 서명했다. 

반면, 유치원 교원들은 원주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을 기존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주장하면서 의견에 맞서고 있다. 이들은 유아교육의 공공성과 공교육 질 향상을 위해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교육부 정기 4차 중앙투자심사에서 원주교육지원청사 이전 사업이 활용 방안 보완을 조건으로 조건부 통과한 것에 대해 도교육청은 이달 중 검토·보완해 다시 심사를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