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계리 은행나무에 설치하는 소화설비 조감도.

천연기념물 제167호인 문막읍 반계리 은행나무에 화재 진압용 소화설비가 구축된다. 원주시는 반계리 은행나무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초기에 자동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최선 기술이 적용된 자율형 화재 초동 진압용 소화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율형 화재 초동 진압용 소화설비는 화재가 발생하면 즉시 자동으로 화원에 소화수를 조준 분사해 화재를 진압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원주시는 피뢰침 시설을 설치해 낙뢰 피해를 예방하고, 보안시설을 강화하기 위해 ‘가로등형 방범 블랙박스 보안등’을 설치하는 등 반계리 은행나무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원주시가 반계리 은행나무 보호에 각별하게 심혈을 기울이는 건 천연기념물인 이유가 가장 크지만 관광자원으로써 주가도 해마다 상승하고 있어서다. 은행나무 전체가 샛노랗게 물들거나 바닥에 떨어진 잎들이 노란색 도화지를 연상케 하는 환상적인 풍경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수년 전부터 가을이면 반계리 은행나무를 보러 오는 외지인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멀리 떨어져서 보면 여러 개의 은행나무가 한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크기와 위용이 남다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2022년 10월 전국 5곳을 선정해 발표한 ‘한 번쯤 가봐야 할 인생 단풍 명소’에 포함될 만큼 자태가 수려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반계리 은행나무 아래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가을마다 고전을 치르고 있다. 교행이 어려운 시골길에 차량 행렬이 이어지면서 거주민들은 집에서 큰길까지 차를 운행하는데 30∼40분씩 걸리고, 관광객들의 소음과 쓰레기 등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원주시는 지난 2021년부터 총사업비 65억 원을 투입해 반계리 은행나무광장 조성사업을 하고 있다. 반계리 은행나무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은행나무를 중심으로 1만6천여㎡에 광장을 조성하고,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마을 초입에 5천400여㎡ 규모의 주차장을 조성 중으로, 상반기 완료할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주차장부터 반계리 은행나무까지 보행자 도로를 개설하기로 했다. 보행자 도로 양옆에는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심어 운치를 더할 방침이다. 원강수 시장은 “반계리 은행나무광장을 비롯해 인근에 있는 소금산 그랜드밸리, 뮤지엄산, 원주굽이길 7코스 등을 연계해 원주만의 특색 있고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해 원주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