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5세 이상 노인인구 1천만 명 시대를 살고있는 '나'는 청년인가? 장년인가? 노년인가? 새해에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우리나라의 '인구감소' 문제였다. 직접적인 원인으로 대두된 저출산과 고령화가 단연 이슈로 떠올라 경제와 고용의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면서 관심도가 높아졌다. 이것은 경제의 문제일까? 인구의 문제인가?
정부는 부족한 노동력을 채우기 위해 외국인 노동력 이민 확대 정책 카드를 내놓았으나, 고물가와 경제 악화로 인한 고용창출의 약화, 상업 및 연령층 간 고용시장 양극화가 예상되는 현실에서 보면 뭔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한숨만 나온다. 

강원도민 입장으로 지역의 이슈는 단연 고령화와 청년의 인구소멸일 것이다. 보통 지방소멸을 이야기할 때 인구 증감을 바탕으로 하거나, 청년인구가 얼마나 유출됐느냐에 대한 문제를 다룬다. 청년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이것이 지방소멸의 원인이라 단정하긴 어렵다. 권역별 인구분포에서 수도권 인구 비중이 증가하고 지방인구가 줄고 있다고 청년의 이동이 원인이라 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다른 관점에서 지방의 인구감소 문제를 1인 가구 및 부모동거(캥거루족) 비중 증가와 결혼을 통한 2인 이상 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가구 구성의 변화로 단정할 수 없고, 높은 물가와 주택가격 상승 등을 하나의 문제로 규정하기는 더욱 어렵다. 도리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비중이 높아지고, 자기개발을 통한 삶의 척도 상승, 개인의 워라벨에 대한 가치 상승 등이 1인 가구 증가와 연관이 더 크지 않을까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각 기관과 지자체에서 다양한 방안과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다. 청년타운 등을 비롯한 청년 일자리, 청년 육성 프로젝트, 지원정책 등을 진행하고, 고령화의 문제해결을 위한 노인복지 정책과 단기 일자리 창출 등이 진행되고 있다. 

나는 초고령화 인구소멸 위기 마을인 중앙동이라는 마을에서 '문화예술'이라는 콘텐츠를 가지고 청년 마을기업을 7년째 운영하고 있다. 현실에 대한 물음표를 수없이 찍게 되는 것 같다. '왜 이 문제들이 각각의 문제인 것처럼 인식이 될까?' 이런 아이러니함을 극복해 보고자 다양한 만남의 자리와 프로젝트, 교육을 통해 시도해 보게 되었다. 

지금도 내지 못한 답이지만, 현재까지의 결론은 지역의 고령화와 청년 인구소멸은 별개의 정책과 접근으로는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유지와 방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는 힘들고 고된 지역살이를 하는 주변의 사례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있는가.' 스스로 다시 물어보게 된다. 

어떠한 활동지원이나 프로젝트가 끝나고 난 후, 자생적이고 독립적으로 그 활동을 이어가고 확장할 가능성과 비전을 가진 것(가치)들이 사람과 조직의 역량과 가치 자산으로 남아야 한다. 

과거에 지역의 청년이었을 연령이 지금의 고령화의 대상인 '노인'으로 불리고 있다. 그들의 삶이 마을을 만들어 왔고, 지역의 문화와 경제를 키워오고 지켜왔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사람을 높여서 '어르신'이라 부른다. 그러나 현실은 세대 간 유대가 약해지면서 과거와 같은 '어른'으로서의 존재감도 희미해졌다. 2023년 경기도에서는 '노인'이라는 호칭 대신 '선배시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조례를 정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이런 사람과 사람, 마을과 삶을 기반으로 한 일상적이고 기본적인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청년의 지방 인구소멸 문제는 단순한 경제인구의 고령화의 문제로 간과할 수 없다. 나를 바라보는 관점을 함께하고 있는 특정 다수 사람들의 삶에 공존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런 인식은 선거가 다가오면 숨겨져 있었건, 없는 것이 생겼건 간에 넘쳐나는 것 같다. 지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혈연과 지연, 학연 등으로 이러한 기회와 기능들이 사라지는 경우들을 수없이 경험하기도 하고 접하기도 한다. 내가 살고있는 마을, 내가 살고있는 지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관점이 또 다른 시행착오로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지역의 고령화와 청년 인구소멸, 이것은 국가의 위기, 지방의 위기이기 전에 결국 나의 문제이고 우리의 문제다. 두 가지의 문제를 유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만들어 갈 수 있는 연결고리는 모두의 관심과 의지다. 이것이 수없이 많은 도전과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결국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자체의 노력과 시민들의 참여가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기를 오늘도 노력해 본다.

한주이 강원문화발전소협동조합 대표이사  wonjutoda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