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미분양 아파트 규모가 전국 최고 수준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8일 발표한 ‘미분양주택 위기단계별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에 이같이 드러난 것.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역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커 보인다.

지난해 10월, 전국에 1천 호 이상 미분양주택이 분포하는 시·군·구는 총 16곳이었다. 경북 포항시가 3천896호로 가장 많았고 대구 남구(2천329호), 달서구(2천238호), 울산 울주군(2천56호), 충남 아산시(1천971호)가 그 뒤를 이었다. 원주시는 1천894호(강원 3천861호)를 기록, 전국 여섯 번째로 미분양주택이 많았다.

국토연구원은 미분양주택의 장기평균과 표준편차를 활용해 ‘0’에서 ‘100’ 사이의 위험지표를 작성했다. ‘정상단계’(위험지표 50 미만)는 장기평균 미만, ‘관심단계’(50~84.1)는 장기평균 이상, ‘위험진입 단계’(84.1~97.1)는 장기평균 + 1 표준편차 이상을 적용했다. ‘위험발생단계’(97.1 이상)는 장기평균 + 2 표준편차 이상값으로 정했다.

원주를 포함한 강원지역의 위험지표는 지난해 2월 36.8을 기록했으나 그해 10월 45.8까지 상승했다. 불과 8개월 만에 정상단계에서 관심단계 임계치까지 육박한 것이다. 위험진입단계에는 진입하지 않았지만, 단기간에 위험지표가 상승해 우려를 자아내게 했다. 문제는 미분양주택이 해소되지 않으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PF대출 부실 ▷신규 주택착공 감소 ▷건설업 폐업 ▷관련 업종 취업자 감소 등을 촉진한다는 것. 특히 금융권의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일례로 지난해 9월, 우리나라 전체 PF대출 잔액은 134조3천억 원(2020년 말 대비 41조8천억 원↑)이었다. 은행권은 44조2천억 원, 비은행권은 90조1천억 원을 차지해 비은행권 PF대출이 전체의 67.1%를 차지했다. 경제전문가들은 100조 원이 넘는 PF대출이 제때 상환되지 않으면 PF대출 자체가 까다로워져 건설업 경기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 지적했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1~10월 사이 건설업 폐업업체는 326개사로 전년 같은 기간(179개사) 대비 147개사나 증가했다”며 “주택착공실적과 분양실적은 2022년에 감소했는데 2023년에도 크게 위축됨에 따라 건설경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연구원은 현재 미분양주택이 관리 가능한 단계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높은 금리 수준 지속, 분양물량 증가, 경기침체 여부 등에 따라 미분양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원주시 미분양주택은 2023년 11월 기준 1천693호였다.